[몰타생활] 발레타에서 문화생활, 몰타어 연극 “Her Say”
얼마만의 문화생활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자주 보는 영화도 등이 너무 아파서
엄두가 나질않아 한동안 못갔는데
정말 보고 싶은 연극이 있어 관람하러 갔다.
생각해보니 몰타에서 처음으로 보는 연극이다.
몰타어로 된 연극에 여성의날을 맞이해서
만든 내용이라 몹시 궁금했다.
연극장소는 SPAZJU KREATTIV.
창의적 공간Creative Space 이라는 뜻의 몰타어.
현대미술, 비주얼아트, 예술영화 상영 등을 하는 공간이고 발레타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자주가는 곳이다.
소극장 규모에 객석이 땅바닥 무대를 동그랗게 감싸고 있다. 이런 작디작은 공연장에 윗층 발코니가 있어 무대 바로 앞 객석에 앉아있으면 발코니에 앉아 있는 관객과 아이컨택도 가능하다.
덕분에 배우의 동선이 역동적이다. 그래서 쉽게 지저분해질 수 있을 법도 한데 깔끔하다. 무대를 둘러싼 관객들 한 명 한 명 다 배려해서 잘짰다.
연극 Her Say는 총 3명의 주인공이 한 명씩 나와 모놀로그를 한다. 처음에는 10년 전 이혼했다는 70세의 노년여성인데 새로운 사랑을 찾고있다. 두 번째로는 십대후반의 동성애자 청소년이고 유일하게 영어로 대사를 했다. 대학시절 친구와 비슷한 외모와 생각을 갖고 있어 과거회상도 되었다. 사랑과 커밍아웃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에 몰입하고 보았다. 세번째 캐릭터가 나오는 씬은 몰입도가 최고였다. 육아에 찌들 때로 찌든 주인공은 결혼으로 중단한 대학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아이를 더 갖고 싶어하고 이를 원치않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모놀로그를 하는 내내 널은 빨래 걷고, 다림질하고, 애들 장난감 치우고 정신이 없다. 감정표현이 수백가지의 얼굴표정과 손제스처로 다양하게 나와 감탄에 감탄을 했다. 손만두 잘만드는 이탈리아가 바로 위에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인가. 연극을 수없이 봤지만 저런 끊임없고 다양한 손제스처는 처음이다.
세 여성이 다른 나이대 별로 나와 그들의 고민과 스토리를 나누는데 아직 겪어보진 못했어도 같은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다.
몰타어로 연기가 진행될 때는 사방에 영어로 자막이 나왔다. 흥미롭게도 연극발성으로 들리는 몰타어는 멋들어졌다. 솔직히 1년 넘게 몰타어를 들었지만 나에게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씬에서는 이 세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 상태로 한 장소에서 만나고 연대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얼마나 빠져서 봤는지 나도 같이 옆에 서서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고싶었다.
너무 재밌어서
1시간 반 러닝타임이 마치
30분 남짓인 것 같았다.
공연정보 출처 :
https://www.kreattivita.org/en/event/hersay/202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