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4 SAC - 피에르로랑 에마르 피아노 리사이틀 (예술의전당)
피에르 로랑 에마르 피아니스트 공연 후기: 현대와 전통의 대화
올 가을. 사랑하는 주민언니가 하사하신 초대권으로 예술의 전당의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의 공연에 다녀왔다.
프로그램북을 보니 연주 리스트들이 참 흥미롭다.
(프로그램북 출처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66821)
공연의 구성이 참 흥미로웠다. 공연 구성이 독특했다. 리게티와 전통 작곡가들의 곡을 교차로 배치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유는 그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곡을 반복적으로 번갈아가며 연주하는 방식은 매우 독창적이고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레퍼토리 선택이 아니라, 각 곡들 간의 대화를 통해 청중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1. 현대와 전통의 대조
리게티는 20세기 현대음악의 거장이다. 그의 곡은 기존의 조성 체계를 벗어난 혁신적인 리듬과 음향이 특징인데, 이와 대조적으로 베토벤, 쇼팽, 드뷔시는 각 시대의 전통적인 음악 언어를 대표한다. 이들을 교차 배치함으로써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이 가진 각기 다른 매력과 특성을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였다. 베토벤의 고전적이고 구조적인 면모 뒤에 리게티의 리듬 실험이 이어지면, 리게티의 곡이 가진 독창성이 훨씬 더 강조된다. 반대로, 현대적인 감각 뒤에 등장하는 베토벤의 곡은 클래식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2. 음악적 연결성 탐구
리게티와 고전 작곡가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보인다. 리게티의 복잡한 리듬감이 베토벤의 견고한 구조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또는 쇼팽의 서정성과 드뷔시의 색채감이 리게티의 음향 실험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 등. (솔직히, 대조의 효과가 강해서 순서대로 나란히 연주되는 것 외에는 연결을 찾기는 어려웠다.)
3. 청중을 위한 새로운 청취 경험
이 구성은 난해한 현대음악인 리게티의 곡을 전통 음악 사이에 배치함으로써 청중에게(특히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익숙한 곡과 새로운 곡을 번갈아 들으니, 자연스럽게 리게티의 스타일을 알 수 있었다. 연주가 계속 진행되며 프로그램 북을 보지 않아도 리게티 곡이 나올 때 그의 곡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다른 결의 곡들이 서로 자기의 맛깔난 목소리로 대화하는듯한 구성이 참 신선했다.
연주를 들으며 감상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공연의 의도를 계속 생각할 수 있었던 피아노 연주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왜 현대음악과 고전음악을 교차 연주했을까? 에 대한 생각
- 시대와 스타일이 달라도, 음악은 서로 대화할 수 있다.
- 청중에게 익숙한 곡 사이에서 현대음악이 가진 새로움을 전하고 싶었다.
- 서로 다른 음악의 대조를 통해, 각각의 음악이 가진 독특한 매력을 극대화하고 싶었다.
이런 독창적인 접근법을 내 디자인에도 잘 적용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