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에 살다 보니 정말 생각지도 않게 유럽의 지인들이 종종 방문하게 되어 만나게 된다. 그런데 왜 이 친구들은 꼭 몰타에 도착해야 내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다들 한결같이 얘기한다.
“공항에 딱 도착했는데 너가 생각나는 거야.”
“잠깐, 신이 여기 살지 않나?”
그러고 나서 나에게 연락을 하는 그들..
얘들아 미리 연락을 줘…😂😂
지난 4월 말에 몰타로 놀러온 이번 손님은 영국 대학 동기 캐롤라인. 안토니오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
마침 쉬는 날이라 그들의 고조섬 여행에 동행하기로 했다. 페리에서 오랜만에 캐롤라인을 만나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원래 장신인 그녀는 170 중반으로 키가 더 커진 것 같았다. 그 옆에 짝꿍인 안토니오도 기럭지가 장난아니다. 선남선녀에 깨가 쏟아지는 커플이로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분명 유럽애들이랑 여행을 하는 것인데, 완전 한국식 스타일로 여행을 했다. 한 곳을 찍으면 잠시 있다가 바로 다음 장소로 갔다. 덕분에 고조섬 곳곳을 다닐 수 있었다. 안토니오는 몰타 관광책자를 보며 도착한 곳은 어디인지 설명해주었다. 구글맵이 아니라 저렇게 종이지도를 보며 여행하는 사람이 지금도 존재하니 신기방기.
더 신기한 것은 여자친구인 캐롤리나에게 애칭을 부를 때다. 그는 그녀의 짝꿍 캐롤리나를 ‘까로’라고 불렀다. 로마황제 ‘네로’가 생각나며 참 희한한 애칭이라 느껴졌다.
그는 그녀를 주로 ‘까로’라고, 때로는 ‘까로따’라고 부르기도 했다. 애칭이라고 듣기에는 어감이 참 이상했다. 그런데 희한하게 계속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탈리아를 여행을 하는 중에 이태리 아주머니가 ‘카로따…’라고 하는 것이다. 깜짝 놀라서 내가 ‘카로따?!’하고 외치며 뜻을 궁금해했다. 아주머니는 영어소통이 안되서 잠시 당황했고, 가판대에서 당근 🥕 을 꺼내 들어 보여주셨다.
어머, 그럼 캐롤라인을 애칭으로 ‘당근’이라고 한 거야?
달달하고 귀엽네. 귀여워.
부러우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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