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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식을 맛있게 먹던
일본 친구 나오코가 물었다.
"너는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음... 우동!"
몰타에 잠깐 살다가 작년 6월 도쿄로 돌아간
나의 또 다른 일본 친구 유리가 해주던 우동이 생각났다.
비벼먹어야 하는 유리만의 스타일이었는데 맛있었다.
몰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 본 우동이었다.

나오코는 재료를 바리바리 우리 집에 가져오고는
아주 능숙하게 파를 쫑쫑 썰고 우동 면발을 끓였다.

신기한 점은 면발을 끓이면서
같은 냄비에 (마치 라면 끓일 때 계란 넣는 것처럼)
계란을 풀었고, 미역을 넣었다. 진짜 신기했다.
오, 저럴 수도 있구나! 신박하다!
냄비 따로 또 안 써도 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해초 말린 것이라는데 맛났다

갑자기 전에 같이 살던 스페인 친구가
귀찮아서 파스타 끓일 때 계란을 껍질 채로 넣어
같이 삶은 모습이 기억나기도 했다ㅋㅋ

완성된 우동을 맛보는데 꿀맛이다.
면발을 어디서 샀는지 탱글탱글하니 맛났다.
해외 직장생활을 하며 대충 해 먹다가
이렇게 제대로 먹으면 진짜 별미고 행복하다.

나오코도 평소에는 이렇게 일식을 잘 안 해 먹는데
내가 먹고 싶어 해서 만든 것이라 했다.
마치 내가 한식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먹고 싶어 하는 외국인 친구를 위해
요리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에는 김치를 잘 먹지 않아도
나 보다 김치를 더 잘 먹는 친구들을 위해
자주 담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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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몰타 고조 영화제에서 편집상을 받았다.

상 받는 팀을 발표하기는 했으나
제출한 영화가 짧은 시간에 만들다 보니
퀄리티가 높지 않았고, 당연히 상은 기대도 안 했다.
그래서 수상자 발표하는 이벤트에 가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 고조 영화제 프로그램 중
카메라 연기 워크숍에 가려고 하는데
무더운 몰타 여름 속에
이틀 연속 고조에 가는 것도 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참여한 카메라 연기 워크숍.
'션'이라고 불리는 배우 겸 감독이신 분이
강연해주시는데 너무 재밌게 들었다.
70대이심에도 에너지가 넘치시고 멋졌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자,
밖에서 식사하고 돌아오신
션 선생님이 나를 보고 물어보셨다.
"너 혹시 이름이 '신영' 맞지?"
"네!"
"스탑모션 애니메이션 만들어서 영화제에 내지 않았어?"
"오, 맞아요!"
그리고는 션 선생님이 종이 한 장을 건네주신다.
나오코와 내가 만든 영화 "Good Bye Cowboy"
편집상을 받았다는 상장이었다.
나는 너무 놀래서 "오!!!!"를 연신 외쳐댔다.
션 선생님이 재밌어하시며 말씀하셨다.

"너 한 잔 했니? 상 받으러 왜 안 온 거야?"
"더위를 많이 타서요, 이틀 연속 고조에 오는 것이 엄두가 안 났어요."

상탈 거라 기대도 안 했고요ㅎㅎㅎㅎㅎㅎ

 

[몰타 고조 영화제] 1박 2일, 스탑모션 애니메이션 서부극 만들기 (초 저예산 단편영화 제작비 4유

서부극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요? 이번에 만들게 된 스탑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몰타 영화제 날이 맞이하여, 주최 측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주말 동안 주어진 조건대로 영화

mcsheen.tistory.com


영화전공은 했지만
영화제에서 상 타보기는 처음이다.
기분이 너무 좋다.

영화 만들기에 대한 애정이
예전처럼 피어오르는 것만 같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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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참여하게된 Frantic Film Challenge 프랜틱 영화 챌린지

서부극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요?

이번에 만들게 된 스탑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몰타 영화제 날이 맞이하여,
주최 측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주말 동안 주어진 조건대로 영화를 만드는 일이다.

혼자 참여하기는 버거울 것 같고
주변에 영화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그래도 하고는 싶고..ㅠ_ㅠ..
그런데 마침 참여 신청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는 상태에서
일본 친구 나오코가 놀러 왔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같이 해보지 않을래?"라고 물어봤는데 하겠다고 했다!

오예~! 나오코 덕분에 신청완료!
금요일이 되니 참여 신청한 팀에게
어떤 장르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영상에 꼭 있어야 하는 아이템과 캐릭터를 알려줬다.

메일을 확인하여 제일 중요한 장르를 확인하는데,

오잉? 서부극/전쟁?

하필 제일 자신없는 장르로 영화를 만들어야했다.
서부극이라니.. 나오코도 나도 생뚱맞은 장르에
망연자실하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후회했다.

나오코가 금요일 저녁 늦게 까지 일해서
토요일 아침부터 만들 수 있고,
일요일 저녁 12시까지 만들어야 하는데
1박 2일 동안 서부극 단편이라..


총이랑 카우보이 모자 등의 소품도 사야 하고
로케이션은 몰타동료가 '뽀빠이 빌리지'를 추천했는데
몰타에 이렇게 서부극 느낌이 나는 곳이 있다니 신기했다. 문제는 장소가 너무 멀었다. 버스 타고 한 시간 거리.
나는 몰타 여름 내내 집콕하는 더위 잘 타는 사람이고,
나오코도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무리였다.

촬영 마치고 마감시간 놓칠 때까지 골골거릴
우리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러다 집에 있는 인형들이
눈에 들어왔고,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제출 요구사항 중에 유튜브에도 올려야한다고 해서 썸네일도 후다닥 만들었다.


"나오코! 우리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까?"
"인형을 등장인물로 하고, 종이로 소품을 만드는 거야!"

나오코가 만든 종이의상을 입은(?) 인형들, 그녀는 계획한 소품 외에도 무언가를 추가적으로 뚝딱 만들어냈다.


그렇게 우리는 색종이를 샀고, 스토리를 만들었다.
나오코랑은 처음 해 보는 작업인데,
나랑 잘 맞아서 너무 좋았다.

거기다 꼼꼼하고, 종이접기도 기가 막히게 잘한다.

나오코가 만든 카우보이 모자, 디테일로 슈리켄도 달려있다.


서부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나오코가 소품 제작으로 서포트를 해주니
기운이 솟아나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그럼에도 5일 내내 풀타임으로 일하다가 주말에
즉흥적으로 영상을 만드려니 몸이 금세 고단해지고
중간에 낮잠을 한참 자버리기는 했지만...😂

나 - "이렇게 같이 프로젝트하니까 너무 재밌다!
우리 또 뭐 할까?"
나오코 - "이렇게 빡세지만 않는다면 할게ㅋㅋ"

그래.. 이거는 올해만 하고 나도 이제는 못할 것 같다.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은 품이 많이 들어
촬영하며 밤이 깊어 갈수록 힘겨웠다.


나오코 - "그런데.. 참여한 팀 중에서
우리가 제작비용 제일 적게 들지 않았을까?
소품 만들려고 색종이 4유로치 산 게 전부인데,
얼마 쓰지도 않았어 하하하하"

수고했다 내 자신아,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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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노섬으로!

해파리에게 쏘였을 때는 '식초'

제대로 짜릿, 아니 찌릿했다.
요즘 해파리가 여기저기 자주 출몰한다고 해서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물놀이 막바지에 긴장 풀고 자유형으로 어푸어푸하다가 해파리에게 오른쪽 팔꿈치를 쏘였다. 쏘이자마자 아파서 '아악!' 비명을 질렀다. (이 날의 교훈 :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몰타 사람 말로는 올해 유난히 해파리가 많다고 한다.


마치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팔꿈치 끝을 따라 동그라미가 그려져 피부가 부풀어 올랐다. 코미노 섬 안전요원에게 갔더니 응급처치로 식초가 담긴 시뻘건 분무기를 상처부위에 뿌려주고는 아주 쿨하게 "좀 이따가 다시 물놀이해도 돼."라고 말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다행히 화상 입은 것 같았던 상처가 많이 가라앉았다.

줄리아가 슬리퍼로 잡은 해파리

해파리 경험(?)이 많은 직장동료들에게 듣던 대로 많이 아프지만 이 삼십 분 뒤에는 고통이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경미하게 따끔거리는 정도가 되었다. 다음날에는 아무렇지 않았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려는지 간지러웠다.

해파리에 쏘인 상처 일주일 뒤 (많이 간지럽다)
해파리에 쏘인 상처 2주 뒤 (팔꿈치만 쏘인 부분 나머지는 슬리에마에서 밤수영하다 바위에 긁히고 부딪혀서 생긴 상처)


이 간지러움은 일주일이 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긁으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박박 긁을 때 시원함이 주는 쾌감이 너무 좋아 멈출 수가 없다(치토스! 어흥!). 결국 아물어 가는 것 같은 상처가 벌겋게 다시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해파리에 쏘인 지 이 주가 다되어 가면 더 이상 간지럽지 않고, 상처 자국이 참 뚜렷하다.

몰타 생활의 꽃 '물놀이' 
코미노 섬.. 안녕?

저 동굴을 지나가며 수영하는데 재밌다!

코미노 섬, 두 번째 방문이다. 한국사람 둘, 필리핀 사람 한 명, 일본 사람 한 명, 이탈리아 사람 한 명 이렇게 다섯이서 갔다. 파라솔과 의자 대여비용은 하나 당 10유로. 현금 계산만 가능했다. 이미 한 번 와봤다고 미녀 친구가 찍어준 독사진 한 장과 함께 이탈리아 친구 줄리아가 신발로 건져낸 해파리를 찍고는 사진 촬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물놀이에 전념했다. 사수가 강력 추천했던 터널 비슷한 곳도 수영해서 지나갔다. 해파리가 군데군데 있어 물안경으로 사방을 조심스레 둘러보며 이동했다. 물속을 들여다보는데 참 평화롭다. 물고기는 지난번보다 많이 없었고 색깔 있는 애들도 별로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코미노에서 보트를 타고 Ċirkewwa 항구로 돌아와 친구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예쁘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보며 몸이 노곤해졌고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 순간이 일본 대만에서 아웃리치를 마치고 공항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피곤함에 쿨쿨 잠이 들었던 추억과 오버랩되는데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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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키우던 식물 🪴


동료 한 명이 6개월 수습기간을 못 마치고 해고당했다. 해고 통지를 받은 날 허락받고 일찍 퇴근을 한 그녀. 해고 통지 기간은일주일이다.

혹시나 속상한 마음에 다음날 출근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나타났고 일주일 동안 업무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퇴사하는 날, 해고를 통지한 동료를 포함해 모두 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이 상황이 어색한 것은 나뿐인 것 같았다. 내가 그녀라면 혼자 있고 싶어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어디서 먹을지 장소를 고르고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봤다. 문화 차이인 것인가.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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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앤드류가 만든 메뉴


Tikka Masala : 구매한 소스에 양파와 닭고기를 넣었다.
디저트 : 딸기에 화이트 초콜릿 요거트 뿌려 먹기

회사 사람들 점심으로 티카 마살라를 만드는 앤드류를 돕고 있었다. 이미 만들어진 소스에 양파와 닭고기를 썰어 넣어 완성되었다.

나 - “왜 마늘은 안 넣어요?”

앤드류 - “소스에 이미 들어있다고 나와 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늘 10쪽 정도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빻아서 만들어진 티카 마살라에 넣어 먹었다. 그 모습을 본 프란체스코는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요리를 이것저것 시도해 본 그는 레시피 대부분이 마늘을 엄청 넣어야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나 - “마늘을 엄청 넣는다고?”

프란체스코 - “유럽 사람들 밥해줄 때는 한 사람당 마늘 한쪽이라고 생각하면 돼.”

한쪽 가지고는 마늘 맛도 안 느껴질 것 같은데,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이상은 충분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해외 요리 레시피를 볼 때 마늘 세 쪽 이상 들어간 것을 보기가 힘들다.

반면 한국 레시피는…

한국스타일 알리오 올리오 레시피 🤣

“한국에서 ‘마늘 조금’이라는 건 열 쪽을 의미합니다. 한 움큼 정도죠.”ㅋㅋㅋㅋㅋㅋㅋ

 

명심하자, 한국의 ‘마늘 조금’은 외국인 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양이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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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까르보나라는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달리
고기, 면, 치즈, 노른자, 소금, 후추가 재료 전부다.

하얀 크림도, 마늘도, 양파도 없다. 고기도 베이컨이 아니고 돼지볼살 콴찰레이어야만 한다. 한 때 셰프였던 사수 프란체스코는 재료 하나라도 추가되면 까르보나라가 아니고 ‘이단’이라고 했고, ‘베이컨’은 영국인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어제, 나는 점심으로  베이컨에 양파를 팍팍 넣은 까르보나라를 넣어 먹고 싶었고, 점심시간에 그렇게 만들어 먹으면 프란체스코가 보고 기겁할 것 같으니 재료를 바리바리 챙겨 회사에 일찍 나와서 까르보나라를 미리 만들었다.

몰래 해먹으니 꿀맛이었다. 물론 양파냄새 때문에 프란체스코한테 바로 걸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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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좋아하는 친구가 가고 싶어 하여
무더운 더위를 뚫고 간 인터내셔널 와인 페스티벌 :)

처음으로 가본 국제 와인축제에
2유로 하는 와인컵을 강매 아닌 강매를 당했다.
사지 않으면 축제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사 마실 길이 없다.
(자발적인 구매유도가 아니어서 아쉬웠다-_-..)
집에 와인컵이 넘쳐나니 다음에 올 때는
꼭 잊지 말고 와인컵을 가져와야지.

사람 붐비는 것이 싫고,
너무 더운 것도 싫어서
저녁 7시 반에 갔는데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좋았다.

토큰 카드를 구매하고 돈을 충전해야
축제에서 판매하는 와인과 그 외 아이템들을 살 수 있다.

카드 가격은 1유로, 환불이 되지 않는다.
최소 9유로를 충전해야 구매할 수 있고
쓰다가 남은 금액 또한 환불되지 않는다.
축제를 즐기기도 전에 컵 강매당하고,
충전한 토큰 금액이 남을 시에는
환불이 안된다고 하니 기분이 살짝 상했다.

나는 숫자 계산을 좋아하지 않아
토큰에 잔액에 남지 않도록
머리를 쓰며 돈을 쓰는 것이 번거로웠다.

결론적으로 축제 시작 분위기를 띄우는
엘비스 프레슬리 공연으로
기분이 바로 UP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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