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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dazione prada.

폰타찌오네 프라다.
영어로 foundation prada
한국말로 프라다 재단.


가는 길 근처 공원에서 잠시 머물렀다.
몰타에는 보기 힘든 울창한 푸른 나무들을 보니 좋았다.


거기다 운좋게 프로모션 중인 오트밀 우유를 무료로 얻었다.
아이 행복해라 🤓


폰타찌오네 프라다에 가니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도들이 까만 정장을 스타일리쉬하게 가지각색으로 입고 있다.

‘아… 까만 재킷이라도 걸치고 올 걸 그랬나…’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즐겨입는 꽃무늬 원피스에 하얀색 실이 중간중간 들어간 남색 가디건을 입고 있어서 그들 사이에 너무 눈에 띄었다. ㅋㅋㅋ

뽀송한 양말과 정반대의 Statue의 재질.. 재밌다.
보자 마자 섬뜩했던 작품
몰타 임시다 살 때 자주 본 풍경..ㅎㅎ
모던타임즈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인상적인 영화 죽여주는 여자 엔딩이 떠오른다.


재단이라…
아트센터 이름을 꽤나 격식있게 지은 것 같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전시한 작품들이 지루한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 왠걸 오히려 구경하는 내내 아주 재밌었다.

“여기 티켓이고요. 저희 갤러리가 두오모 성당 근처에 하나 더 있어요. 15일 내로 가시면 이 티켓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헉. 저는 내일 떠나는데요…

일부러 무리 안하려고 스타벅스에서 여유있게 커피 한 잔 (사실은 여러 잔) 마시고 갤러리 한 군데 감상하고 일정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부담되게 시리 갤러리가 다른 곳에 또 있다고라…
@_@..


그래도 작품 구경이 너무 재밌어서 두오모 성당 근처에 있는 갤러리에도 가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스타벅스가 여기 근처에 있기도 했다. 덕분에 또 방문할 수 있었지요.) 생각보다 크기가 많이 작았고 ‘병맛컨셉’으로 이루어진 전시였다. (그곳에서는 사진을 찍지는 않아 이 글에는 사진이 없다.)

나도 나름 사차원이라 생각하지만 나의 도라이끼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영상전시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제대로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것도 팬데믹이 터지고 나서는 처음인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몰타에서 그리 멀지도 않는데 (정확히는 바로 위에 있는) ‘이탈리아에 자주 가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며 문화생활을 하고 영감도 받아야겠다!’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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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에스프레소와 손 제스처


지금도 믿기지 않지만
스웨덴 보다 이탈리아에서 돈을 훨씬 더 많이 썼다.

비지니스석으로 기차를 타기도 했지만, 밀라노에는 모카포트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비알레띠(Bialetti) 가게도 있고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Starbucks Reserve Roastery)샵도 있다.


그리고 나는야 커피애호가!

출처 : 디저트카트 웹사이트 Desertcart



일단 비알레띠에서 빨간색 모카포트와 커피, 에스프레소 컵 등등 70유로치를 샀다. 모카포트 벌써 태워먹은 것은 안 비밀..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여기는 밀라노에 머무는 동안 매일 두 번은 가서 엄청 사먹었다. 에스프레소로 만든 메뉴들이 기가막히게 내 취향이다.

아침 일찍 가서 사람 별로 없을 때 가서 음료 두 개 이상 주문해 마시며 독서도 한참 했다. (이번 여행으로 읽다 만 책 4권을 완독했다. 뿌듯!)


오후에 또 가서 거대한 로스팅 기계로 커피를 볶고 공장에서 찍어내듯 포장하는 모습을 카페 안에서 구경했다.


여기서도 자주 방문하며 에스프레소 잔을 구매하고, 음료와 디저트도 많이 사먹어서 총 100유로는 쓴 것 같다.  허허허.


디저트 메뉴는 음료만큼 맛있는 것을 못찾았다. 그중 샘라랑 비슷한 애가 있었는데 스웨덴 보다 비쌌고, 샘라 보다 맛이 별로였다. 티라미수도 깊은 풍미가 없다. 얕은 풍미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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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밀라노행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핀란드를 들렸다 도착한 로마.



바로 밀라노로 가고 싶어서 알아보니
제일 빠른 시간에 가는 것은 기차.
하지만 120유로 정도 하는 비지니스석 밖에 없다.




10분 정도 고민하다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탈 수 있겠어!’하고 질렀다.


로마 공항 -> 로마 센트럴역 -> 밀라노 센트럴역

로마 센트럴역에서 내려 밀라노 가는 기차를 타는데 20분 정도 시간이 있었다. 마침 센트럴역 근처에 걸어서 5분 거리로 한식집이 있었다.

한식이 너무 먹고 싶은데 20분 뒤에 기차가 출발한다 생각하니 몹시 분했다.

“아… 분하다… -_-!!!”


긴박한 시간 속에 도착한 한식집.
비빔밥 포장해 달라고 한 뒤 사진으로 된 식당 메뉴를 보니 눈에 익은 ‘감자탕’이 보인다. 이음유학 카페에서 추천했던 그 로마 한식집이 이곳 같았다.


“혹시 여기 이음유학 할인 되나요?”

“네?”

카운터에 계시는 분께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아, 그 몰타요?” “네! 네!”

그렇게 해서 1유로 할인 받았다. “기차 탄다고 해서 김치는 안 넣었어요.”

헉.

인생 첫 기차 비지니스 석 체험


내 자리 위에 캐리어를 올려 놓으려하니 팔이 아파 애먹고 있는데 옆 쪽에 혼자 앉게 된 이탈리아 분이 도와주셨다. 라파엘이라는 이름의 훈남이었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풍경보며 비빔밥 비벼 먹는데
맛이 기가막히다. 꿀맛이다.

덕분에 첫 이탈리아 여행 시작이 아주 마음에 든다.


거기다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 커피를 번갈아가며 제공받았는데 첫 한 모금 마시자 마자 너무 맛있어서 믿기지가 않아 ‘헐…’이라고 감탄했다. 항상 저가항공에서 커피를 돈내고 사마셔서 ‘얼마에요?’라고 물었는데, ‘티켓 가격에 다 포함된 것’이라고 했다.


에스프레소의 나라 답게 기차 안인데도 인스턴트가 아니라 직접 커피머신을 가지고 다니면서 음료를 전달해주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같이 따라온 쿠키도 참 맛있다. 신기하게도 쿠키를 만든 브랜드가 파스타 면만 파는 줄 알았던 ‘Barilla’다.


스웨덴 갤러리에서 오랜 고민 끝에 산 책도 읽고 아름다운 바깥 구경도 하다가 곯아 떨어지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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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여유있게 간다고 출발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밤늦게 스웨덴에 도착했을 때는 아주 고요했던 공항이 사람들로 엄청나게 북적였다.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공항을 거의 빙빙 돌다 찾은 줄의 끝.
너무 길다…

이것은 마치 Boxing Day에 새벽부터 사람들이 세일하는 백화점이 오픈하기를 기다리며 건물을 둘러싸고 줄을 선 것 같은 모습이다.

안내방송에서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아 일처리가 느려지고 있다 양해해달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왔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났고 탑승시간 20분이 늦어졌으며 애간장 태우며 도착한 게이트는 텅텅 비어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놓쳤다. 지금까지 수십대의 비행기를 탔지만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었다.


심지어 짐도 부쳤으니 기다려 주겠지 했는데, 라이언에어는 내 짐을 떨구어 버리고 밀라노로 날았다.

제일 빠른 밀라노 행을 찾아보니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고 차선의 선택으로 ‘핀란드 헬싱키’를 걸쳐서 가는 핀에어 로마행 티켓을 샀다.


사자 마자 짐도 바로 부치고 게이트로 가려는데…이번에도 또 사람이 많았고, 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터무니 없이 길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또 비행기를 놓칠 것 같았다.

코로나 규제가 풀리며 사람들이 공항에 북적거리자  그 모습을 담으며 취재하는 방송국 사람도 보였다.


다시 애타게 오랜시간을 기다리다… 탑승 게이트 클로즈 시간 20분을 남기고 나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공항직원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게이트에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게이트가 닫힐 시간이 한참 지나도 항공사 직원들이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왜그런고 하니 공항이 붐비는 사정으로 아직 안 온 승객이 5명이 되어 조금만 더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라이언에어가 이 핀에어 사람들 처럼 나를 이렇게 기다려주었다면 나는 그 밀라노행 비행기를 타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뭐, 그래도 덕분에 핀란드도 가보고,
4월임에도 거기서 눈구경도 실컷했다.

그리고.. 계획에 없던 로마도 가게되었다 ㅋㅋㅋ  🤣


핀란드 헬싱키 공항 24시 편의점 투어


비록 비행기를 놓치고 핀란드로 가게 되었으나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거기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리자는 주의라 헬싱키 공항을 돌아 다녀보았다.


우와 24시간 편의점이 있다. 아, 슈퍼마켓인가?
아무튼 투어시작!

나는 다른나라 여행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이

마트투어다.


상품진열은 어떻게 하는지, 내가 사는 곳에서 파는 것은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혹시 이 나라 마트에서만 파는 것이 있는지 등을 구경한다.

스시는 마트에서 파는 것 치고 신선하고 맛났다.
무민의 나라 답게 무민캐릭터 패키지로 된 상품들이 많았다.
가장 인상깊고 내 취향을 저격한 ‘오트밀 우유’ 나오는 커피머신
작은 사이즈 컵의 카푸치노가 1유로였다.
아 귀여워
자 이제 예정에 없던 또 다른 행선지 ‘로마’로 갑니다.
4월 눈구경 덕분에 실컷하고 갑니다.
상공에서 먹는 컵라면은 비싸도 먹어야한다. 그만큼 맛있으니까!

꿀맛!


코로나 검사 in 핀란드

(핀란드 도착해서 코로나 백신주사 맞았거나 PCR 검사를 받았는지 검사하는데 백신증명서가 있어도 혹시나 거절 당할까봐 엄청 쫄았다. 나는 누가봐도 동양인인데 검사하는 분이 내가 핀란드 토박이인줄 알고 핀란드 말로 말을 걸었다. 내가 못알아 들으니 “Can you speak Finnish?” 핀란드 말 하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영어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스웨덴도 그렇고 왜 다들 나한테 본토말로 말을 걸어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여행자임에도 너무 널널하게 보여서 그런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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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먹어 본 스웨덴 라멘 🍜


한국에 2년 반만에 갔는데
시간이 없어 못먹은 일본라멘.

몰타에 돌아오자 마자 세인트줄리안에 있는
라멘집으로 가서 사먹었지만
가격대비 맛도 너무 별로고
직원의 손님대응도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언제쯤 제대로된 라멘을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마침 스톡홀름에 라멘 맛집이 있어,
눈을 반짝이며 찾아가 보았다.

간판 없는 라멘 맛집


스웨덴 식당에는 없는 화장실


라멘을 주문하자 마자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화장실이 없단다.

“화장실이 없다고요?”라고 내가 말하자
직원이 가게 맞은편에 화장실을 가르켰다.


돈을 내야하는 화장실이고,
가격은 50센트 정도인데도
카드계산이 된다.
(스웨덴은 모든 계산이 카드다. 현금 필요 없음.)

유로 화장실이고, 가격은 50센트 정도인데도
카드계산이 된다!
(스웨덴은 모든 계산이 카드다. 현금 필요 없음.)



스웨덴 법에 따르면 식당영업은 술을 판매하지 않는 이상 화장실이 없어도 된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밥을 먹으러 어딘가 가고 싶은데 화장실도 서둘러서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술판매하는 레스토랑을 찾고는 했다.



그래도 몰타식당과 비교하면 좋은 점은
스웨덴 식당에서는 물을 무료로 준다.


스웨덴 사람이 만든 라멘
Stiernan Ramen


동양인이 아닌 파란눈의 스웨덴 사람이 만든 라멘.
처음 먹어 봤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지..
일본 사람이 요리한 세인트 줄리안 라멘 보다 훨씬 맛있다.
심지어 가격도 비슷하다.
차슈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두꺼운데 부드럽다.

일본에서 사먹는 것과 비교해도 맛있다!


스웨덴을 떠나기 전 오픈 시간 맞추어 한 번 더 사 먹었다. 알고보니 장사시간이 보통 11시 반에서 2시 반. 딱 3시간이다.

거기다 일요일은 휴무다.
이야.. 진정한 맛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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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가면 먹어야 하는 전통디저트가 있다고 했다. 이름하여 샘라 (Semlor)..

Semla, Semlan,Semlor
(단수 일 때, The 붙이게 되면, 복수 일 때…아마도?)

전통적으로 fettisdagen(Fat Tuesday= 불어로는 Mardi Gras) 재의 수요일 전날 화요일에 먹는 빵이라고 한다.

Fat Tuesday :
Fat Tuesday는 기름진 화요일이라는 뜻으로
금식하는 금욕적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수요일 Ash Wednesday 전에 마음껏 먹고 마시는 날.

(유레카! 그래서 몰타에서는
이 시즌에 고칼로리 제폴리를 먹은 것이였다!)


‘왕 시해자 (King Slayer)’라는
별명이 붙여진 Semlor


옛 이야기에 따르면 Adolf Fredrik 왕이 1771년 2월 12일 화요일에 14개의 semlor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따뜻한 우유에 말아먹었다. 그리고는 위장에 통증을 느끼며 사망한 왕. 주의해서 적당한 양만 먹어야 하는 위험한 디저트..

스웨덴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여기저기서
팔기 시작하는 샘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보통 3월 까지 판매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4월 여행 중에 여기저기
샘라를 찾아다녔는데 다들 지난 주 까지,
또는 불과 이틀 전 까지 판매했다는 말이었다.

덕분에 여기저기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예쁜 디저트들을 봤다



그렇게 디저트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를
열 군데 정도를 돌아다니고 나서야
드디어 감라스탄 근처에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인생 첫 샘라 😍


애타케 찾고 있던 것을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았다.
이외로 크림은 그렇게 달지 않다. 빵에 검은 점으로 박혀 있는 카다멈(kardemumma)의 향이 너무 좋다. 가운데는 아몬드를 으깨어서 설탕에 절인것(mandelmassa)이 있다. 커피와 곁들어 마시며 이 기가막히게 맛난 디저트를 즐겼다.

스톡홀름 토박이인 에어비엔비 호스트 마리할머니께서 숙소 근처 사계절 내내 샘라 파는 곳을 알려주셔서 바로 그곳으로 달려갔다. 감라스탄에서 먹은 것과 비슷하지만 번에서 더 풍성한 향이 나고 식감이 더 좋다.


이것이 행복이로구나..

* 한국 이케아에서도 셈라를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다음 스웨덴 방문에 도전할 프린세스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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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눈이 이렇게 화끈하게 내릴 줄이야..


3년 만에 마음껏 맞는 눈이다!
너무 좋다!


출처 : 아이스톡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저기를 보아도
라떼파파!


칼마Kalmar에서는 이케아에서만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보는
라떼파파를 볼 수 있었는데,

스톡홀름에 오니 라떼파파 천지다.
걷고 있는 길 맞은 편에서 한 명이 보이면
건너편에도 아이 아버지가 유모차를 끌고 있다.

어떤 부자는 아이가 서너살 정도 밖에
안되보이는데도 진지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
대화내용이 몹시 궁금하다.

박물관을 가도 라떼파파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유모차를 끌며 전시를 감상한다.

아침에는 유난히 유모차 끄는 어머니 보다
아버지의 비율이 좀 더 높아보인다.

보통 놀이터를 지나가면
아이 엄마들 반 아빠들 반이 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이다.

멋지게 수염 기른 아버지가
아들내미 그네를 박력있게 밀어주고 있고
아이는 아빠가 스릴넘치게 놀아주니 신이 나있다.

한 개성파 아버지는 긴 금발머리에
갈색 호피 외투를 입고 아이와 놀아주고 있다.

이들에게는 일상이지만
외국인인 나의 시선에는 진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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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데, 어디가면 사우나 할 수 있는 거야? 나 지금 온몸이 쑤셔서 너무 하고 싶어.”

“사우나는 우리 숙소에도 있는데?”

“어? 진짜!?”

정말 그러했다!!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 나라들이 사우나로 유명하다는 것을 듣기는 했지만 학교 숙소에도 설치할 정도로 진심일 줄이야…

스웨덴 사우나 문화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예약제’다.
사우나를 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니
예약을 미리 해야 이용가능하다고 한다.


마틸데도 나를 숙소 사우나로 데려가며 ‘오늘 쓴다고 예약한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 라고 말했다.

참, 올란드 섬에는 택시가 운행되지 않는다. 버스티켓도 칼마시 대중교통앱을 다운받아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큐알코드로만 있다.

사우나를 하러 가는 길에 어두운 학교 강당을 지나가는데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온다. 큼지막한 남자아이였다. 이름이 피터? 기억이 안난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아주 부러워하며 한국어는 정말 이지 아름다운 언어라고하며 배우고 싶다했다.

알고보니 피터 어머니가 어렸을 때 스웨덴에 입양된 한국사람인 것이다. 아버지는 스웨덴 사람인데 보아하니 피터의 큼직큼직한 골격은 스웨덴이고 서글서글한 눈매는 한국이다. 피터와 얘기를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버스 막차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서둘러 사우나실로 향했다.


사우나 밖 예약리스트를 확인하는 마틸데. 아뿔싸, 레오라는 아이가 예약을 해버렸다. 그런데 나타나지 않았다. 리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생애 첫 스웨덴 사우나 시작했다.

레오가 오지 않아 가동되지 않았던 사우나는 전원을 켜자마자 급속도로 따끈해졌고, 마틸데는 물을 길어왔다. 이유를 물으니 어떻게 하는지 한 번 보라는 마틸데.

나무로 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숯덩이를 쌓아놓은 것 같은 열통에 부었다. 물을 조금씩 자주 그렇게 넣어주어 따뜻한 스팀이 사우나를 가득채우게 했다.

한국 찜질방에서도 이런 것이 있던가?
안 간지 한참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몸을 그렇게 한참 데우며 마틸데가 좋아하는 스웨덴 아티스트 노래를 들었다. Mares 밴드와 Veronica Maggio라는 가수인데 완전 내 취향이다. 마틸데랑은 13살이 차이나는데 똘끼있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연극을 좋아하는 것 등 비슷한 점이 많아 잘 어울려논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내 스타일에 맞는 것들을 잘 추천해주는 것 같다.

사우나를 스웨덴어로는 바스투라고 한다.
이 날 나는 운좋게도 제대로된 로컬 바스투를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암, 그렇고 말고 :)

노곤노곤해진 몸으로 숙소 근처에 도착하니 까만 어둠 속에 아기 밤비가 텅빈 길거리를 산책하고 있다.

스웨덴 올란드 섬에는 사슴도 있구나
몰타에 있는 공작새 몇 마리 소개해주고 싶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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