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에게 쏘였을 때는 '식초'
제대로 짜릿, 아니 찌릿했다.
요즘 해파리가 여기저기 자주 출몰한다고 해서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물놀이 막바지에 긴장 풀고 자유형으로 어푸어푸하다가 해파리에게 오른쪽 팔꿈치를 쏘였다. 쏘이자마자 아파서 '아악!' 비명을 질렀다. (이 날의 교훈 :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몰타 사람 말로는 올해 유난히 해파리가 많다고 한다.
마치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팔꿈치 끝을 따라 동그라미가 그려져 피부가 부풀어 올랐다. 코미노 섬 안전요원에게 갔더니 응급처치로 식초가 담긴 시뻘건 분무기를 상처부위에 뿌려주고는 아주 쿨하게 "좀 이따가 다시 물놀이해도 돼."라고 말했다. 몇 시간이 지나자 다행히 화상 입은 것 같았던 상처가 많이 가라앉았다.
해파리 경험(?)이 많은 직장동료들에게 듣던 대로 많이 아프지만 이 삼십 분 뒤에는 고통이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경미하게 따끔거리는 정도가 되었다. 다음날에는 아무렇지 않았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려는지 간지러웠다.
이 간지러움은 일주일이 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긁으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박박 긁을 때 시원함이 주는 쾌감이 너무 좋아 멈출 수가 없다(치토스! 어흥!). 결국 아물어 가는 것 같은 상처가 벌겋게 다시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해파리에 쏘인 지 이 주가 다되어 가면 더 이상 간지럽지 않고, 상처 자국이 참 뚜렷하다.
몰타 생활의 꽃 '물놀이' 코미노 섬.. 안녕?
코미노 섬, 두 번째 방문이다. 한국사람 둘, 필리핀 사람 한 명, 일본 사람 한 명, 이탈리아 사람 한 명 이렇게 다섯이서 갔다. 파라솔과 의자 대여비용은 하나 당 10유로. 현금 계산만 가능했다. 이미 한 번 와봤다고 미녀 친구가 찍어준 독사진 한 장과 함께 이탈리아 친구 줄리아가 신발로 건져낸 해파리를 찍고는 사진 촬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물놀이에 전념했다. 사수가 강력 추천했던 터널 비슷한 곳도 수영해서 지나갔다. 해파리가 군데군데 있어 물안경으로 사방을 조심스레 둘러보며 이동했다. 물속을 들여다보는데 참 평화롭다. 물고기는 지난번보다 많이 없었고 색깔 있는 애들도 별로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코미노에서 보트를 타고 Ċirkewwa 항구로 돌아와 친구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예쁘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보며 몸이 노곤해졌고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 순간이 일본 대만에서 아웃리치를 마치고 공항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피곤함에 쿨쿨 잠이 들었던 추억과 오버랩되는데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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