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바로 전 날,
설레는 마음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새벽 5시 반에 기상한 후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헬스장 가서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씻고,
아침 먹고, 점심은 첫날이니까 도시락 패스.
맛있는 거 사 먹고 싶었다. 새 직장이 있는 세인트 줄리안으로 향했다.
슬리에마 집에서 버스를 타던 걸어가던 20분 거리.
행복하다..ㅜㅜ

회사 건물은 잘 찾았는데
엘리베이터가 내가 가려는 층수까지 안 간다.
‘뭐야,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ㅠㅠ’
지각할까 봐 걱정하는 중에
CEO 아우라를 마구 뿜는 중년 남성 분이
건물 뒤쪽에 숨어있는 리셉션으로 안내해주셨다.
“처음 와 보는 거니?”
“네, 오늘 출근 첫날이에요.. 감사해요!!” 그는 You’re welcome 대신 응원의 손길을 보내며 자신의 이름이 ‘하싼’이라고 했다.
리셉션에서 준 카드로 엘리베이터까지는 탔는데, 사무실 키 역할은 못하는지 문은 안 열리고.. 문에 달린 유리창 너머로 누군가 열어주기를 바라고 있던 찰나에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재정담당 ‘앤드류’가 간절한 눈빛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여 바로 문을 열어주었다. 인사담당 ‘미켈라’가 늦게 오게 되어 ‘앤드류’와 내 사수 ‘프란체스코’가 사무실을 구경시켜주고 필요한 정보들을 알려주었다. 알고 보니 현재 우리 회사는 나 포함 총 네 명이다.

스타트업 회사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데스크톱이 3000유로 하는 맥에 마우스와 키보드는 다 새것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책상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고 의자도 작업하기 정말 편한 의자이다. 나 쓰라고 미켈라가 문구용품도 이것저것 구비해 놓았다. 나는 아주 흥분해서 말했다.
“저는 원격근무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더 감동적인 것은 커피머신. 우유 스팀도 만들 수 있고 샷과 농도 조절도 가능하다. 쓰는 원두도 몰타 로스터리 카페 LOT61에서 가져온다.
회사 첫 출근을 축하한다며 다 같이 외식까지 갔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미드 속에 있는 것만 같다. 이 디자이너 일 공고를 봤을 때, ‘가족 같은 회사’라고 적혀있지는 않았는데 첫날부터 그런 느낌.



무엇보다 사수를 정말 잘 만났다. 프란시스코가 트레이닝을 해주는데, 친절하고 세심하게 잘해준다. 성격도 나랑 비슷해서 소통하는 것도 편하다. 그는 몰타에서 만난 사람들 중 그 누구보다 비전과 목표가 뚜렷하다. 잘 따르겠습니다. 선배님.
입사 첫날.
몹시 행복하고 들뜬 마음에
잠들기 더욱 어려웠다.
첫 출근 전 날 보다 더…

'공부 > 해외 취업 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타 직장생활] 출근길에 맞닥뜨린 돌발상황 (2) | 2022.06.23 |
---|---|
[몰타 취업] 손흥민 선수가 나오는 꿈 다음으로 하얀색 고양이가 꿈 속에 나타나다. (1) | 2022.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