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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berge de Castille - Valletta

(사진출처 - https://restoration.gov.mt/en/otherprojects/completedprojects/Pages/Castille.aspx)

카스틸Castile : 발레타에 있는 건물로 몰타총리가 국무를 보는 곳

Ġiraffa Ħarbet minn Kastilja

Giraffe Escaped from Castile
카스틸에서 탈출한 기린

공연 포스터 (출처: Spazju Kreattiv 아트센터 웹사이트)
아트센터 들어가는 길에 마주친 분, 배우이신 것 같아 물어봤더니 출연배우의 친구라고..’안드레이’ 라는 러시아 이름을 가진 몰타분. 블로그에 사진 올리는 것도 흔쾌히 허락 받았다.

몰타 사람들 속에서 나홀로 한국인


두 달여 만에 보는 몰타어 연극.
일이 많아서 볼까 말까 하다가 포스터에 개성 넘치는 몰타 배우들에게 끌려 결국 공연 당일에 티켓을 예매했다.

이번 연극도 당연히 영어 자막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연극 정보 좀 자세히 보고 올 걸…
연극이 끝날 때 까지 제목이 말한대로 기린이 탈출한 것과 그로 인해 극 인물들이 곤경에 처한 것 말고는 내용을 알 길이 없었다.


몰타어를 못하는 것 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것은 옆에 앉았던 선한 인상의 땅딸막한 몰타사람이 그 짧고 굵은 다리를 어찌나 계속 덜덜 떨던지 내 의자가 계속 흔들거려 집중이 도저히 되지 않았다.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그 흔들거리는 다리는 마치 공연의 일부인양 계속 되었다. 그 옆에 앉은 여자친구도 사랑하는 그와 함께 열심히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고 그 둘의 눈에는 꿀이 떨어지고 있었다.

물론 내 마음은 짜증과 분노로
가득했지만…-_-…

탈출한 기린, 연극 속에 미디어극 요소 들어간 거 진짜 오랜만이다.

연출을 처음에 텐션을 높게 끌어올려 흥미를 유도하는데 안타깝게도 후반부에 너무 느슨해 지는 바람에 말을 알아듣는 몰타관객들도 지루해 보이는 얼굴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래도 워낙 배우들이 개성파에 연기도 잘해서 그들의 공연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남자배우들의 외모와 배역의 특성이 잘 어우러졌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조는 연극 캐릭터 사이에서도 필수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단 두 명이었던 여자배우들 사이에서는 그 대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아쉬웠다.


손 제스처로 유명한 이탈리아 영향인지 몰타연극의 스타일은 아주 표현적expressive이다. 한국에서는 연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팔 제스처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극단적으로 ‘팔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라고 하는데 몰타에서는 그런 고민이 전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어떻게 절제를 해야할지 생각해 볼 듯.    

처음에는 이 표현주의적인 스타일이 재밌었는데 반복해서 보니 정적인 영국 국립극단 National Theatre 연극이 보고 싶어졌다. 음식이든 그림이든 뭐든지 다양하게 경험해야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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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Say 공연날짜 - 출처 : Spazju Kreattiv


얼마만의 문화생활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자주 보는 영화도 등이 너무 아파서
엄두가 나질않아 한동안 못갔는데

정말 보고 싶은 연극이 있어 관람하러 갔다.
생각해보니 몰타에서 처음으로 보는 연극이다.

몰타어로 된 연극에 여성의날을 맞이해서
만든 내용이라 몹시 궁금했다.

티켓


연극장소는 SPAZJU KREATTIV.
창의적 공간Creative Space 이라는 뜻의 몰타어.
현대미술, 비주얼아트, 예술영화 상영 등을 하는 공간이고 발레타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자주가는 곳이다.

SPAZJU KREATTIV 입구


소극장 규모에 객석이 땅바닥 무대를 동그랗게 감싸고 있다. 이런 작디작은 공연장에 윗층 발코니가 있어 무대 바로 앞 객석에 앉아있으면 발코니에 앉아 있는 관객과 아이컨택도 가능하다.

덕분에 배우의 동선이 역동적이다. 그래서 쉽게 지저분해질 수 있을 법도 한데 깔끔하다. 무대를 둘러싼 관객들 한 명 한 명 다 배려해서 잘짰다.

출처 - SPAZJU KREATTIV 웹사이트

 

출처 - SPAZJU KREATTIV 웹사이트


연극 Her Say는 총 3명의 주인공이 한 명씩 나와 모놀로그를 한다. 처음에는 10년 전 이혼했다는 70세의 노년여성인데 새로운 사랑을 찾고있다. 두 번째로는 십대후반의 동성애자 청소년이고 유일하게 영어로 대사를 했다. 대학시절 친구와 비슷한 외모와 생각을 갖고 있어 과거회상도 되었다. 사랑과 커밍아웃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에 몰입하고 보았다. 세번째 캐릭터가 나오는 씬은 몰입도가 최고였다. 육아에 찌들 때로 찌든 주인공은 결혼으로 중단한 대학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아이를 더 갖고 싶어하고 이를 원치않는 아내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모놀로그를 하는 내내 널은 빨래 걷고, 다림질하고, 애들 장난감 치우고 정신이 없다. 감정표현이 수백가지의 얼굴표정과 손제스처로 다양하게 나와 감탄에 감탄을 했다. 손만두 잘만드는 이탈리아가 바로 위에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인가. 연극을 수없이 봤지만 저런 끊임없고 다양한 손제스처는 처음이다.

세 여성이 다른 나이대 별로 나와 그들의 고민과 스토리를 나누는데 아직 겪어보진 못했어도 같은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다.

몰타어로 연기가 진행될 때는 사방에 영어로 자막이 나왔다. 흥미롭게도 연극발성으로 들리는 몰타어는 멋들어졌다. 솔직히 1년 넘게 몰타어를 들었지만 나에게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씬에서는 이 세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 상태로 한 장소에서 만나고 연대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얼마나 빠져서 봤는지 나도 같이 옆에 서서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고싶었다.

너무 재밌어서
1시간 반 러닝타임이 마치
30분 남짓인 것 같았다.



공연정보 출처 :
https://www.kreattivita.org/en/event/hersay/2022-03-13/

 

Her Say - Fondazzjoni Kreattività

This production, about women's stories features original pieces of female writing.

www.kreattivit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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