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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두 번째로 맞이하는 봄이다.

사하라 사막에서 매섭게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집 마당에 있는 빨랫줄, 테이블, 의자, 빗자루 등 전부 휩쓸고 가서 모래먼지 덕지덕지 쌓여있다.


거리에 나가면 주차되어있는 차들도 모래 얼룩으로 꼬질꼬질하다. 그런데 희한하게 몰타의 건물들은 멀쩡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래서 거의다 누런색으로 지어졌구나 싶었다. 모래바람이 아무리 스쳐 지나가도 누리끼리한 보호색 덕분에 얼룩으로 인한 굴욕이 없다.

몰타에 오래 산 분 말에 따르면
오래된 건물들은 땅파면 나오는 몰타의 돌들로 지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습기를 빨아들여서 더위가 가신 겨울철에는 집이 눅눅해지는 원인이 된다고. 요즘에는 시멘트로 만든다고 한다.
겉에 아이보리로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워낙 강렬한 햇살에 색이 금방 바래서 그런 것 같다고.


물론 산뜻하지 못한 컬러에 항상 후줄근한 느낌이기는 하다. 처음에는 이런 점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몰타에 사는 날들이 길어질수록 정이 들어 친근하다. 편한 이웃집 친구 느낌? 뭐 그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다행히 다시는 안 올 것 같은 비가 흠뻑 내린 덕분에 마당 바닥 청소를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어제 세차한 사람들 억울할 듯. 이러고 또 사막바람 불어오면 분노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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