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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내 인생 최악의 악덕 집주인을 만났다. 
유럽생활 6년 차에 최대 고비이자 시련이다.
그래도 다행히 사는 곳이 따로 위치한 부엌을 공유하는 곳이라 6개월 이상 계약을 할 수 없었는데,
이것은 정말 몰타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허락된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하하하.

참고로 옥상 공사가 진행되다 중단되어서 난장판이다. 도저히 빨래를 널수가 없다.
분명 여기 계약하기 바로 전 (한 달도 더 전에) 영상통화로 방을 봤을 때에도 옥상이 혼란 그 자체였는데,
내가 이사 올 때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있을 줄이야.
집주인의 변명으로는 공사하던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서 입주자들을 위해 (전혀 그렇지도 않으면서) 옥상 리모델링을 멈춰야 했다.
그 부분은 이해하니 빨래를 널수 있도록 청소해달라고 부탁한지 3주차인데 아직도 나는 내 방에서 빨래를 널고 있다.
햇빛 쨍쨍한 옥상에서 2-3시간이면 마를텐데, 내 방에서는 2-3일 정도 걸린다.

현재 이사 온 지 3주차. 첫 주에는 와이파이가 끊겼고, 두 번 째 주였던 지난 주에는 전기가 나갔다.
전기가 나갔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정말 가지가지 하는구나.." 라고 말이 툭 튀어나왔다. 

와이파이가 끊겼을 당시에는 은행 볼일을 보는 중이어서 나는 아직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런던 집주인이 혹시 내가 전기퓨즈박스를 건드렸는지 물어보았다.
몰타에 살지는 않지만 건물에 CCTV를 설치해서 거주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항상 예의주시하는데 (깨림칙 -_-)
와이파이가 끊겨서 그러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집에 돌아오고 와이파이가 작동하지 않자 나도 참 난감했다.
안그래도 비자문제로 할 일이 태산인데, 진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와이파이를 위해 하루종일 카페에 눌러앉아 있던 중 집주인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 아침 9시에서 정오 사이에 와이파이 연결 시키러 사람이 올거야 그 시간에 집에 있어?"

"나 내일은 병원에서 검사 이것 저것 받고 백신도 맞아야 하고, 회사에 미팅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시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

"그래 그럼 내일 오지말고 다음주에 오라고 할게."

"(어이없음) 뭐?"

"(본인은 아쉬운 거 없다는 듯) 어차피 인터넷이 필요한 건 너니까"

"회사랑 조율을 해보기는 하겠는데, 솔직히 인터넷은 너도 필요한 거 아니야?"

"아니 난 안필요한데?"

참 나.. -_- 그럼 몰타에도 없는 사람이 이 건물 와이파이 끊겼는지는 어떻게 나보다 먼저 알았담? 

 

전기 끊겼을 때는 더 가관이었다.
퓨즈박스 다 체크했다고, 스위치 전부 다 위로 향해 했다고 했더니
"그럼 아무 문제 없는 거고, 정부에서 끊은 거야.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 안녕."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게 무슨 경우지? 아니 이런 집주인을 만나다니 ㅂㄷㅂㄷ...

한 번은 내 원룸 출입문 옆에 잠금번호로 키를 보관할 수 있는 키박스(Key Box)가 있어서,
키 복사해서 거기다 둘 수 있도록 비밀번호 알려달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이러했다.

"건물 보안문제 때문에 알려줄 수 없어. 니가 하려고 하는게 뭔지 알겠는데 안돼. 키 복사하면 거기다 두지 말고 건물 어디에 잘 숨겨봐"

아놔. 새하얀 대리석 계단 밖에 없는 이 건물에 뭘 어떻게 숨기라는 거야.
세입자는 신경 1도 안쓰면서 건물은 그렇게 걱정하는 집주인이 정말 꼴불견이었다.

 

아침에서 오후까지는 찬물만 나오고, 저녁 6시부터는 뜨거운물만 첫 5-6분 정도 나오며 (엄청나게 뜨거워서 피부가 데일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찬물만 나온다. 집주인이 하도 문제 없다고 해서 사진으로 증명하고자 물을 욕조에 담아 발을 한참 담궜다가 꺼냈다. 나도 이런 내가 참 대단한 거 같다 ㅋㅋㅋㅋㅋ



이사 올 때부터 지금까지 따뜻한 물이 제대로 안나와서 샤워도 제대로 못한 상태이다.
집주인에게 얘기했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나중에는 오히려 읽씹당했.. -_-..
에이전시 통해서 물 제대로 안나오면 계약 취소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배관공 불러준다 해놓고는 그냥 방치중이다.

그래도 왠만하면 계약기간 6개월을 채우려고 했다. 진짜로.

그러나 결정적으로 일하게 된 회사에서 1년 계약한 집이 있어야 워킹퍼밋을 받을 수 있다며 계약을 6개월 더 연장하라는 것이다.
아이고...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여기서 어떻게 1년을 사냐고... -_-...
그리고 사는 곳 특성상 법적으로 6개월 이상 계약을 못한다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것인지..
진작에 1년 계약하라고 알려주기라도 하지 그랬어요. 내가 마음에 안듭니끄아아아아아!

혹시 내가 계약을 취소하면 법적으로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지 회사에 문의했는데, 못받을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직접 몰타 법을 검색해 보았더니 공용주거공간으로 6개월 계약할 때는 언제든지 임대한 사람이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패널티도 없이 보증금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것 : 

 [해당 몰타법 내용]

SHARED RESIDENTIAL SPACE

Any contract entered into for the lease of a shared residential space shall have a duration of six (6) months. The lessee may withdraw from the lease at any time, by giving one (1) week prior notice to the lessor by registered letter. Furthermore, no penalty may be imposed on the lessee for exercising his right of withdrawal.

What is a Shared Residential Space 
The new rental regulation makes provisions for the rental of shared residential space. This is the leasing or renting of a separate space in a building with shared amenities. In such cases, lease duration is of 6 months and the contract cannot be renewed. The contract can be cancelled at any time during this period given that one week of notice is given via a registered letter. 

 


집주인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나한테 왜들 그러는 겁니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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