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일
와, 벌써 9월이다.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를 잘 보내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일단 가장 최근에는 7월에 3일 단식을 성공하고 바로 평소처럼 먹기 시작해버려서 보식은 실패.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침 일찍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
무더운 몰타의 8월 속에서도 에어컨 안나오는 헬스장을 15번 이상 갔다. 스스로가 너무 대견스럽다. 물론 너무 더워서 오래 운동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나가고 있다. 어제도 나갔고, 오늘도 나갔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은 보통 집순이 모드로 집에 있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약속을 두 개 잡았다.
1. 돼지파티 - 식성 좋은 지인들과 함께하는 과식하는 모임
2. 물놀이 - 지인과 처음보는 지인의 친구 둘과 바다 물놀이
일단 약속을 나가기 앞서 나의 새벽루틴을 지켜야 한다.
내 신체시계는 평소랑 다른 일정이 생기면 나를 일찍 깨운다. 오늘도 돼지파티에서 엄청나게 잘 먹을 생각에 설레어서 눈이 새벽 5시 40분경에 떠졌다.
보통 새벽 7시 30분 쯤에 운동가기 전 커피마시러 가는 젤라또 가게에, 6시 반에 출몰했더니 평소처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젤라또 아주머니가 물어보신다.
“What happened?” 무슨 일이길래 일찍왔니?
나는 내 스스로도 당황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I just woke up.” 그냥 눈이 떠졌어요 ^^;;
젤라또 아저씨께 에스프레소 값 1유로를 지불하고, 쿠폰을 찍으려는데, 보니까 벌써 다섯개를 찍어서 무료로 한 잔 마실 수 있었다. 아이고 이걸 우짜노. 아저씨가 쿨하게 한 마디 하신다.
“You can get a free coffee tomorrow.” 내일 무료커피 마시면 되지.
그렇다. 젤라또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나도 알고 있다. 내가 내일 새벽 또 다시 이 가게에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ㅋㅋㅋㅋ
아주머니는 가끔 내가 커피 잘 마셨다고 빈잔을 가져다 드리면 “See you tomorrow.”라고 까지 말씀하실 정도니 ㅋㅋㅋ
나는 크로와상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갓구운 부드럽고 아삭한 크로와상..
거기다 속에 크림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
그래도 오늘은 참아야한다.
돼지파티에서 과식할 거니까…
공복에 맛보면 진짜 맛나는 햄치즈 토스트도 참아야한다..
나는 오늘 과식할거니까..
지난 주말에 먹은 햄치즈 토스트 사진이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인가..
아직은 살짝 어두운 새벽에 한적한 슬리에마 광장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실 때의 그 고요한 느낌이 참 좋다. 보통 아침8시 부터 이곳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파이짜 젤라또 가게에서의 커피는 무조건 에스프레소 또는 에스프레소 마끼야또로 마셔야 맛나다.
아니면 너무 밍밍하고 맛이 없다..
새벽 셀피 한 컷.
안타깝게도 매일 일찍 일어난다고 해서 내가 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찍 눈이 떠지고 피곤도 하다. 아마 나는 오늘 집에 돌아가면 꿀잠각일듯.
새벽 7시 전에 이 성당에 가면 좋은 점이 예배 시작 전이라 조용한 예배당에서 기도를 깊게 할 수 있다.
오늘은 유난히 기도하고 난 후 행복한 기운이 포근하게 날 감싸주었다.
아 좋다! 이 기분으로 예배당을 나오고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진짜 공중 위를 걷는 기분.
매번 이렇지는 않은데 신기하다.
몰타는 어디를 가든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나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관찰한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긴다.
진정한 찐몰타의 풍경을 그렇게 담는다.
내가 이제 헬스장 단골이 되기는 했나보다.
여기 직원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기 시작했다.
거기다 말까지 건다.
“너 요즘 매일 일찍 오네?”
그리고 나는 기운없이 대답한다.
“그래서 졸려..”
운동을 할 때는 몰입해서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쉬는 사이사이와 운동을 마치고 나서의 상태는 ‘아이고 나 졸려..” 모드다.
뭐 아무렴 어때. 운동했음 됐지 뭐.
오늘은 돼지파티 갈 거니까. 한 시간 말고 두 시간 운동.
커피중독자 또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인 나는 또 다시 근처 커피집으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했는데, 뜨끈한 커피에 얼음 서너개만 띄워서 전혀 시원하지도 않고 미지근한 것이 어중간한 온도가 되었다. 유럽에 있는 카페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아무리 맛집카페라도 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스타벅스를 잘 안가는데, 얼음 빵빵하게 들어있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가끔 가게된다.
우와, 오늘 첫 끼 달달한 쿠키로 시작한다.
아.. 몸에 좋지 않으니 굳이 사먹지는 않는데 이렇게 주면 거절하지 않고 넙죽받아 먹는다. 이렇게 나는 살빠질 틈을 허락하지 않지. 음하하하~
빨간빛깔 돼지파티
정말 어마무시하게 먹었다.
이번에도 떡볶이를 떡까지 직접 만들어 갔다.
역시 인기만점! 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있었다!
그리고 붉은 닭볶음탕, 새빨간 제육볶음..
레드푸드의 아름다운 행진곡..
후식은 아이스크림.. 공복을 빼곡히 채웠다.
세상에 한식쟁이님이 직접키운 깻잎..😍
그리고 세인트 조지 베이에 갔다. 처음 가보았는데, 물놀이 보다는
모래 위에서 누우며 태닝하고 이야기 꽃도 피우며 독서도 하는 그런 곳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는 물만난 고기 처럼 두 시간 가까이 물속에서 나오지를 않고 수영하고 놀았다.
두둑히 먹은 밥은 내 뱃속에서 꺼지지를 않았고 에너지도 차고 넘쳤다.
새벽 운동도 2시간을 했는데 왜 지치지를 않는거지. 스스로가 신기했다.
아 그러고 보니, 커피를 물놀이 직전 사마셨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ㅎㅎ
처음 보는 지인의 친구가 촬영한 영상 캡쳐사진 ㅎㅎ
한 명은 태국, 다른 한 명은 일본 친구였는데 유쾌한 사람들이다. 앞으로도 자주 같이 놀 것 같은 느낌이다. 😄
저녁으로 태국음식점인 정글조이에서 태국친구가 추천해서 처음 도전한 이름 기억 안나는 메뉴도 맛나게 먹고, 재밌게 떠들고… 그리고도 힘이 남아 슬리에마에서 임시다 집까지 30분 걸어서 돌아갔다.
뿌듯하고 빡시고 기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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