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살이 12개월 차,
해외살이 7년 차,
드디어 혼자살게 될 집을 구했다!
원래는 현재 집주인 아저씨가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지금 사는 플랫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스튜디오를 525유로에 임대하는 것을 475에 해준다고 하셔서 거기로 이사가려고 했다. (요즘 몰타 스튜디오 시세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최근 바로 옆건물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났다. 살인한 사람은 리비아사람, 살해당한 사람은 터키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사건 이후로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길에 운동하러 가거나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거나 뒤에서 누가 같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 때면 혹시나 총맞는 거 아닌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집주인 아저씨가 내 방 창고에 침대를 받치는 물건을 보관해야 한다고 해서 혹시나 이사갈 것을 대비해 잔뜩 쌓아둔 박스를 밖으로 꺼내 보는데, 왠지 이사를 가라는 신호를 받는 것만 같았다.
마침 슬리에마에서 혼자 사는 지인이 곧 이사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집을 보러 가고 싶다며 저녁 7시쯤 어둑어둑한 때에 걸어서 가는데, 영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보러 가던 길이 떠올랐다. 그 때는 집주인 퇴근시간 맞춰서 저녁에 방을 보러가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바로 살게 되었다. 영국에 살게 된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고, 다음날 바로 학기가 시작되었다.
방세를 어떻게든 아껴보겠다며 일정을 그렇게 잡은 것이였는데,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으니 집에오면 완전 파김치가 되었다.
그 이후 쭉 6년 반 동안 계속 쉐어하우스에서 살았다. 같이 사는 사람들 중 나를 정말 피말리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가장 최근만 해도 몰타에서 같이 살게된 프랑스 여자애들 둘이 개인당 전기세 100유로 넘게 내게하고 (보통 혼자 살 때는 35유로정도였음), 매일 튀김을 해먹어 항상 부엌이 기름때로 가득했다…
이제 혼자 살아 보겠다며 보러 간 지인의 집.
이미 본 사진들 보다 더 아늑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거기다 커피 맛집인 타투하는 카페가 바로 근처다. 집주인 아드님과 바로 연락해서 계약서에 사인하고 보증금도 보냈다.
그래 돈이 좀 들어도 혼자살아보자!
이제는 때가 되었다!
몰타생활이 익숙해진지 꽤 되었지만, 정말 오랫동안 혼자 살아보지를 못해서인지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비싼 월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그래서 싱숭생숭한 마음도 들고 설레기도 해서 밤에 자다가 깨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좋다. 너무 좋다.
7년만에 만끽하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내 삶을 다시 재정비하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지!
내 인생아 화이팅이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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