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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면서
슬리에마 거리에 뮬드와인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
한 잔에 2.5유로.

한 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어서 올 연말에 한 번 만들어 먹어보겠다는 다짐을 하다가 드디어 뮬드와인 재료를 사서 만들어 마셨다. 이것저것 사야해서 다 살 수 있으려나 했는데 아예 세트로 판매했다. 가격은 2.7유로 정도 한 걸로 기억한다.


얼마전 한국에서 가져온 유자청도 같이 넣었더니
맛이 기가막히다.

과거 이태원에 살 때 뮬드와인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그곳에 프랑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쉐프가 직접 빵을 만드는 자그마한 가게가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그 유명한 통나무 케이크와 뮬드와인인 뱅쇼를 판매했다. 고급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프랑스인 쉐프라 케이크는 한 입 베어먹으면 초코향과 함께 브랜디향이 진하게 났다. (모든 빵들을 프랑스산 밀가루로 만드는 그였다. 나중에 파리에 가서 이빵 저빵 다 먹어봤는데 이태원에서 먹던 그 맛만큼 좋지는 않아 실망했다.)

뱅쇼도 먹어보지 않겠냐고 해서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맛났다. 추운겨울날 몸이 따끈해지니 좋았다. 프랑스 쉐프는 재료를 이것저것 와인에 아낌없이 넣었는데,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바닐라빈 까지 있었다. 그의 아내는 이렇게 손님에게 퍼주는 것을 싫어했다 ㅋㅋㅋㅋㅋㅋ

이 쉐프 덕분에 나는 말로만 들어본 푸아그라도 먹어봤다. 그의 가게 문을 닫은지는 오래되었고, 레스토랑을 차렸다고 수년 전에 들었는데 갑자기 근황이 궁금해진다.

직접만든 뱅쇼를 마시다 보니 당시 퇴근하고 저녁늦게 가면 혼자 우두커니 불어로 된 스릴러 소설을 읽던 그를 향해 신나게 주문하던 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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