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축일이 끝나고 메이폴에서 더 이상 제폴리를 판매하지 않자 새로 뚫은 카페에 가서 크루아상을 주문하고 있는데 몰타타임즈 신문을 한가득 들고 있는 분이 있다.
신문 메인에는 이번 선거의 승자 로베르트 아벨라 총리가 가족과 당선을 기뻐하는 사진이 큼지막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 사진에 내가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 신문을 갖고 있던 분이 나에게 묻는다.
“몰타의 퍼스트레이디예요. 참 아름다우시죠?”
“네, 정치하시는 분들은 다들 미인 분들과 결혼하시는 것 같아요.”
그랬더니 질문한 분과 옆에 계시던 가게 보는 분 둘 다 동의한다면서 하하하 웃는다.
“몰타 타임즈에서 일하시는 거예요?”
“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외국인이라 아무 생각 없어요, 몰타는 한 정당만 꾸준히 지지한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 봐요. 아벨라 후보한테 투표하셨죠?”
“저는 다른 후보 지지자예요.. 이미 선거가 시작하기 전부터 아벨라가 승리할 걸 알았어요.”
안타까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그는 말했다.
“이 나라에 부패가 참 많아요..”
그 순간 아벨라 총리의 부패에 대해 알리는 웹사이트를 유튜브 광고를 통해 가서 봤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이 참 슬퍼 보여 마음이 짠했다. 결과가 눈에 보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끝까지 응원한 그가 대단해 보였다.
나는 외노자로서 몰타 정치에 바라는 것은 단지 세금을 보다 더 적게 내는 것과 아플 때 치료 바로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손등, 등, 손가락 등등 상체 곳곳에 나를 괴롭히는 근육통이 생긴지 반 년이 되었고 아직도 큰병원 예약대기 중이다.. 만성통증이 되어부렸다…ㅠㅠ
'어쩌다 몰타 > 몰타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타 생활] 남사친한테 목욕용품 번역 맡기면 안되는 이유 (0) | 2022.04.29 |
---|---|
[몰타 생활] 새벽루틴 - 주말에 몰타를 방문하시는 프란시스 교황님 (0) | 2022.04.02 |
[몰타 생활] 집순이의 봄맞이 쇼핑 - JB STORE (0) | 2022.04.02 |
[몰타 생활] 슬리에마에 살며 처음으로 느끼는 불쾌한 감정 - 유튜버의 불시촬영 (0) | 2022.03.28 |
[몰타 생활] 축구경기 응원과 착각할 정도로 신나는 몰타선거운동 (0) | 2022.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