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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만성기침을 달고 사는 나는
건강에 관심이 예전부터 많았고,
자연스럽게 수지침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런던에 살 때 영국선생님께 침 놓는 방법을 배웠다.

연습이었지만 처음으로 침을 놓은 사람은
북미 출신 군인친구였다.
군인이라 아픈 것은 잘 참을 것 같아
침을 머리에 거침없이 꽂았다.

2019년 6월에도 나는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최근 드디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았으나
영 만족스럽지 못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몰타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두통이 5일째 너무 심한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녀도 헬스케어에 가봤자 아무도움이 안되는 것을 알기에 큰 병원 세인트제임스 병원을 가려고 알아보는데 부정적인 후기들로 가득했고, 최근 내 글에 그 병원 전문의 상담비만 150에서 200유로가 든다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나보다. 마침 나는 65유로를 지불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진료를 받고 오는 길. 어땠는지 궁금해하는 그녀에게 후기를 말해주며 차라리 진통제 먹으라고 했다.

문득 런던 살 때 편두통을 앓던 하메에게 직접 놓은 수지침이 효과를 본 기억이 났다. 내가 전문의는 아니지만 침을 놓아주겠다 했다. 몸이 좋지 않아도 하체는 멀쩡하니 그녀의 집에 갈 수 있었다. 음하하.

두통을 한참 앓고 있던 그녀는 많이 힘들어 보였다.
오랜만에 놓는 침이라 조준이 잘 안되어 잘못 놓고 빼기도 했지만 정성을 다해 침을 놓았다.

나 - “미안해 돌팔이라..”


그러자 지인의 촌철살인 한 마디.

지인 - “돈내고 돌팔이를 만나느니 이게 나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윽고 침을 모두 놓았고,
그녀의 중지는 수많은 침으로 마치 거북선 같았다.


피도 좀 나왔다.
그녀는 굳이 어정쩡하게 피가 나는 중지를 잡고
피를 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고마워하며
바리바리 이것저것 반찬과 김치볶음밥을 나누어주었다.
우와 이것이 한국인의 정이로구나!


다음날,
그녀에게 두통이 한결 좋아졌다는 메시지가 왔다.

뿌듯하다. 씨이익…



(그녀는 침으로 효과를 보고 바로 몰타 한의원을 예약해 머리 뒷쪽을 침으로 팡팡 맞았더니 두통이 사라졌다고 한다.. 한의원은 약을 비싸게 팔려고 하는 곳이라는 편견이 말끔히 사라졌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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