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에 온 지 얼마 안된 친구가
설날시즌에 그런 말을 했다.
“설날이면 엄마가 갈비찜을 맛있게 만들어 주시는데
이번에는 못먹어서 아쉽네요..”
그러고 보니 나도 작은엄마가 설날이면 갈비찜을 기가막히게 만들어 주셨었는데 못 먹어본지 10년이 다되어 가는 것 같다.
나도 갑자기 먹고 싶어져서
슬리에마 단골 정육점에 가서
한국 갈비를 보여주며
이렇게는 고기 모양이 안되냐고 물어보니 안된단다.
그래도 같은 부위니 맛은 같겠지 하며 최선의 모양으로 샀다.
레시피를 검색해서 이것 저것 양념만들어
고기를 재워 몇 일이 지나 시식을 하는데 오 맛있다!
그런데..아뿔사.. 맛술이 없어
화이트와인을 넣었더니 서양판 갈비맛이다.
고향의 맛이기는 한데
거기서 그다지 원하지 않는
깔끔한 와인향이 난다.
이 친구한테 한국의 맛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어쩌지…
다행히 갈비탕으로 전향해서
갈비가 물에 잠기게 넣고
팔팔끓여 먹으니 한국맛이난다!
갈비를 전달받은 친구는 취향에 맞게
버섯이랑 파 마늘 이것저것 넣고
끓여먹었는데 진짜 맛난단다.
아우 다행이다 😂
영국 유학할 때 무한도전에서 세계에 있는 한국분들을 찾아가 한국음식을 전달해주는 그런 프로젝트를 할 때가 있었다. 그것을 보며 ‘나도 저 사람 중 한 명이면 얼마나 좋을까.’했는데 마침 다니던 교회에 한인 부부집사님이 계셨는데 가끔 나를 초대하셔서 푸짐하게 한 상 차려주셨다. 정말 왠만한 명절 잔칫상 같았다. 남는 음식도 가득 싸주셔서 항상 배고픈 유학시절 진짜 잘 먹은 기억이난다.
나도 이 몰타 뉴비 친구에게 그런 경험을 선사하고싶어 갈비 말고도 잡채랑 떡볶이 등 이것저것 해주고팠는데 몸이 아파서 그러지는 못해 좀 아쉽다.
누군가에게 이런 감동이벤트를 해주는 것도 건강해야할 수 있구나. 건강관리 잘해야지.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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