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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추워 침실에서 시간을 제일 많이 보내는 요즘.

침대 옆 서랍장 위에는
블루투스 스피커, 머리집게, 텀블러,
연필꽂이, 아이폰 등으로
복작복작하다.

그 중 제일 덩치 큰 스탠드 조명.
이 녀석이 거슬려서 그냥 바닥에 두었는데…

아뿔싸..
두꺼운 이불이 바닥으로 축 늘어져있길래
번쩍 들어올려 제자리에 돌려놓는데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방바닥을 내려다 보니
잠시 내려놓은 스탠드조명이 박살이났다.


제대로 깨져버린 조명 대가리를 바라보는데
흠씬 두들겨 맞은 것 같은 내 몸을 보는 것 같다.
한낱 물건에게 동질감이 느껴진다.

영화에서 나쁜 일을 암시하는 복선과 같이
무언가가 깨져버리면
왠지 안좋은 일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편인데

지금 이렇게 몸이 아픈 것과
진행되고 있는 일이 잘되지 않는 것 외에는
더 업데이트될 것이 없어서
있다해도 무난히 넘길 것만 같다.

워낙 칠칠치 못해 이런 일이 생기면
바로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하고 행동한다.
(고로 위기대처능력 나름 만렙 -_-v)

노트북을 열어
회사근처 쇼핑몰에 파는 조명을 검색하고
지금 집에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을 고려해서
빨간색에 빈티지 느낌있는 스탠드 조명을 골랐다.

퇴근하고 바로 구매완료.
전구도 같이 샀다.


새로 들인 조명이 원래있던 깨진 녀석 보다
침실의 분위기를 더 운치있게 해준다.
디자인도 내가 골랐으니 더 마음에 든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어떤 어려움이 찾아온다해도
어떻게 대처하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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