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버스를 탔는데
내가 앉은 자리를 마주보는 자리에
하얀색 헤드폰을 끼고
시커먼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앉았다.
그 사람이 착석하자 마자
눈이 마주치는데 눈빛이 매섭다.
그래서 혹시나 시비걸까봐
싱긋 웃어보았다.
나중에는
버스 가는 방향 반대로 앉는 것이 싫었는지
긴 다리가 내 무릎과 부딪히는 것이 싫은 것인지
내 옆자리로 자리를 바꿨다.
살짝 무서웠지만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타려고 이동 하는 중
앞서가는 이 남자가 뒤돌아 보며
나를 잠깐 보는 것이다.
그 때 부터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최대한 그 남자와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 착석하는데
그 남자도 같은 버스를 타서
또 내 바로 옆자리로 앉는 것이다.
공포심이 증폭되었다.
‘이 남자 뭐지? 나 따라오는 건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아직 날이 밝은 오후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더 다행인 것은 이 남자가
내 목적지 전에 버스에서 내렸다는 것.
참으로 안도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쉬는시간에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시는데
먼발치에 앉아 쉬고 있는 다른팀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와서는 인사를 하길래 나도 같이 인사했다.
스웨덴 사람이고 금발에 묶은 머리. 분명 헬스장에서 마주친 적 있는 것 같은데.. 참 그 친구는 나랑 키가 비슷했는데 이 사람은 키가 큰 거 같다. 원래 키가 컸는데 내가 못알아챈 것인가?
나 - “근데 어디서 봤더라? 헬스장에서 봤지? 근데 너 키가 이렇게 컸어?”
동료 - “아니 우리 버스에서 봤잖아.”
그 순간 전 날 버스에서 보았던 그 무서웠던 남자의 눈빛과 나에게 인사를 건넨 다른팀 동료의 눈이 오버랩 되면서 동일인물임을 눈치챘다.

너무 놀라서 “으악!!”하고 소리쳤다.
주변 사람들이 무슨일인가 하고 다 쳐다봤다.
동료 - “그렇게 소리칠 것 까지는…;; 어제 버스 타고 가는 길에 너의 공간을 너무 침범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너가 헤드폰도 끼고 무슨 작업을 계속 하는 것 같아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아무튼 미안해 😣 “
나 - “어.. 그랬구나.. 아니야 괜찮아!”
알고보니 이 친구 매서운 인상과는 다르게 참 사교적이다.
외모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 건데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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