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비싼 몰타에서 열쇠 4개 복사! 가격은? 8유로 ;)
너무나 안타깝게도 지난주 열쇠를 잃어버려 스페어키 받으러 고조까지 갈 뻔 했다.
다행히 포르투갈로 출장가시는 집주인 아저씨와 몰타 공항에서 만나 키를 받을 수 있었다.
건물 대문, 집 대문, 내 방문, 옥상문 총 4개의 열쇠가 있는데 집주인 아저씨가 말씀하시기를 “다른 열쇠는 괜찮지만, 내 방 열쇠는 오래된 모델이라 복사가 안되어서 또 잃어버리면 문을 뜯어내야하니 조심해야한다“ 하셨다.
또 열쇠를 잃어버릴 가능성과 거기에 따르는 결과를 알게 되었기에 너무나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루 빨리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구글맵을 통해 현재 살고 있는 임시다에 위치한 열쇠가게를 물색했다. 구글맵에서 제공하는 ‘챗 서비스’를 통해 열쇠가게 사장님께 내 방 열쇠를 보여 드리며 같은 모델이 가게에 구비되어 있는지 문의했다.
아니, 근데 있다는 게 아닌가?!
할렐루야 +_+
그 다음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유럽에서 그것도 그 중 물가 비싼 몰타에서
열쇠 하나 복사하려면 얼마나 비쌀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다 합해서 8유로!
열쇠 사장님 - “멀리서 온 거야?”
나 - “아니요, 근데 버스타고 내려서 한 참 걷기는 했어요. 그래도 오늘 완전 덥지는 않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열쇠 사장님 - “그렇지, 너무 더운 건 아니고 딱 더운 정도지.”
30도 가까이 되는 무더운 아침이었지만
40도 가까이 되는 미친 날씨를 겪고 나니
이 정도의 열기도 감사하게 되었다.
이것이 몰타인의 짬 아니겠는가! ㅋㅋㅋ
서비스로 키테그도 줄테니 하나 고르라는 사장님.
나 - “레드랑 오렌지 중에 하나 고르고 싶은데 고민되네요… 오렌지 재고가 한 두개 남은 거 보니 이게 인기가 많은 것 같네요. 오렌지로 주세요!”
사장님 - “맞아, 그리고 핑크도 잘 나가.”
오렌지 키테크와 함께 핑크색도 주시는 자애로운 사장님. 둘이 같이 있으니 잘 어울린다. 앞으로 이런식으로 열쇠 복사할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충성스런 단골이 되고 싶은 순간이었다.
내가 복사한 열쇠들을 낑낑거리며 고리에 끼는 모습을 보시더니 사장님이 도와주셨는데 열쇠 4개 끼는 시간이 20초도 안된 것 같다.
나 - “열쇠 일은 얼마나 하신 거에요?”
사장님 - “8년”
나 - “일은 재밌으세요?”
사장님 -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지 뭐.”
급하게 아침 일찍 씻고 나오느냐고 머리끈을 안가져 나오는 바람에 사장님께 혹시 고무줄 하나 없냐고 물어보았다.
사장님 - “여기는 고무줄이 있으면 안돼.”
나 - “왜요?”
사장님 - “쇠인 열쇠랑 상극이지. 고무줄은 녹으니까.”
나 - “아! 그렇구나!”
사장님 - “잠깐 기다려봐, 아내한테 물어볼게.”
나 - “아이고, 아니에요 그냥 갈게요.”
사장님 - “여보!”
자비로운 사모님께서는 잘 쓰지 않는다는 핑크곱창을 나에게 건네주셨다.
네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이 열쇠집 강력추천 합니다.
Msida, Alan Locksmith 구글맵에 검색하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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