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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

돼지파티원과 무엇을 먹기로 했을 때는 어느정도 각오를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준 그 날.

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우친 그 날.

에밀리언니랑 한식쟁이 이렇게 돼지파티원과 김밥을 말아 먹기로 한 9월 중순 어느날이었다.


김밥이랑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떡볶이를 만들어 갔다. 요즘 몸이 좋지 않은 에밀리 언니한테 좋을 것 같아서 소고기도 같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그냥 따로 만들 걸 그랬네. 떡볶이 맛이 평소보다 덜맛나다. 색깔로 검붉어졌부렸네.

소고기를 떡볶이에 투하하기 전에 소불고기맛 비스무리하게 나서 꽤 괜찮았는데… 쩝…

김밥 말러 가기 전,
김장하면서 소금에 절인 배추에 간이 잘 베여있는지 냠냠 맛을 보고, 만든 양념에 또 잘 버무려 졌는지 또 맛보고…

볶은 소고기가 또 잘 볶아졌는지 맛보다 너무 맛있어서 거의 한 끼를 해결할 정도로 먹어버렸다.

일단 눈에 먹을 것이 보이면 넘치는 식성을 조절 못하는 사람이라 항상 이런식으로 먹고 후회한다.

“그래도 김밥 한 줄은 먹을 수 있겠다.” 하면서 한식쟁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우리 셋 말고 누가 더 오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양의 알록달록 김밥재료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었다.



손 큰 우리엄마도 저 정도 가짓수로는 안한 것 같은데….와우…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몰타가 아니라 한국인 것 마냥 김밥 속재료가 다양했다. 당근, 오이, 단무지는 기본이고, 참치와 참치에 어울리는 와사비 그리고 한식쟁이가 직접 키운 깻잎!!!

깻잎!!


사랑해요 한식쟁이!!


국을 정말 잘 끓이는 한식쟁이는 김밥이랑 어울릴 짬뽕국물을 기가 막히게 만들었고, 나는 이미 꽉찬 배로 이세상에서 제일 맛난 한식쟁이 밥솥으로 만든 쌀밥을 그 얼큰한 국물에 말아먹었다.



정말 진심 배불렀는데도 너무 맛났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각잡고 김밥을 만들어 먹는데, 하나만 먹고 멈출 수 있는 비주얼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하나 둘씩 김밥을 입에다 털어버리기 시작했다.

옛날 치토스 광고 처럼 김밥 하나 맛보고 나니
“멈출 수 가 없었다.”



덕분에 과식한 상태에서 입이 터지면 어떤 고통이 찾아오는지 뼈저리게 알게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위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보통 이런 통증은 어마어마한 뷔페에 가야 느끼는데, 몰타 한식쟁이 집에서 경험하다니. 하하하.

그렇다. 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

과도하게 가득찬 위를 부여잡고 에밀리언니랑 한식쟁이랑 슬리에마 티그녜 포인트까지 걸어가서 밤수영을 하는데, 세상에 음식물이 혹시나 올라올까 얼마나 조마조마 하던지.

눈치 없는 위는 다음날 아침, 말끔하게 비워져 있었다. 속이 더부룩해서 아침을 먹지 않아야 정상인 것 아닌가. 나는 또 거하게 아침을 먹어버렸다.

배가 너무 불러서 다시는 과식하지 말아야지 했지만… 다음날 바로 그 다짐을 잊게 하는 내 공복의 부르짖음이여…

꼬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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