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하는 몰타 맛집카페
Black Eye Specialist
아무리 맛집카페라고 해도 지리적으로 내가 사는 곳과 가깝지 않거나 자주 가는 곳의 근처라고 해도 한참 걸려서 가야한다면 자주 못가게 된다.
바로 이 타투하는 카페가 그러하다.
운좋게 친구들과 바다수영 하러가는 곳이 이 카페 근처라 헬스장에서 운동을 끝내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응당 들렸다.
두 번 째 방문인데, 처음으로 갔을 때는 친절한 여자직원 한 분과 공동사장으로 보이는 두 분 모두 타투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의아해했다. (뭐, 안보이는 곳에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방문에는 20대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있었고, 눈에 띄는 타투들이 그의 몸 곳곳 멋지게 터를 잡고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메뉴를 잘 골랐다고 말하며 전문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듯이 스테인리스 컵 두개를 신나게 흔들어서 테이크아웃 잔에 시원한 커피를 한가득 담아주었다.
크레마와 흔들어서 만든 거품이 한데 어우러져 컵 안에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움직였다.
이 직원, 자기 일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는 흥미로운 사람을 만났기에 신원파악에 들어갔다.
나 - 이름이 뭐야?
직원 - 라파엘!
나 - 어느 나라 사람이야?
직원 - 콜롬비아!
나 - 응? 유럽사람이 아닌데 비자는 그럼 어떻게 받았어?
직원 - 쉬워, 일단 일을 구하고 레지던트 카드 신청하면 끝이야. 뭐.. 280유로기는 하지…
나 - 오… 280 유로구나…
그럼 회사가 나에게 280유로를 쓴 거군… 그런데 라파엘은 지금 일하는 이곳이 4번째 직장이란다.
직원 - 나 작년에 280유로 세 번 냈어.
나 - 뭐어??!! 거절당해서 그런 거야?
직원 - 아니, 작년에 일터를 세 번 바꿔서.
나 - 그렇게나 많이?
직원 - 진짜 마음에 안 들었거든… 그런데 여기는 정말 좋아. 사장님이 타투하는 것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가르쳐주시고… 너 드래곤볼 알아?
나- 응! 당연하지! (드래곤볼 주제가 한국어로 신나게 불렀다.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언제나 그렇듯이 ㅋㅋㅋ)
라파엘이 자신이 타투에 그릴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하나가 드래곤볼 캐릭터였다.
요즘은 세계 곳곳에서 자신만의 사연으로 몰타에 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개척하며 행복하게 사는 그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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