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친구 직장동료가 코로나 확진이 되는 바람에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몰타 보건부에서 연락이 오기를 플랏메이트인 나도 같이 격리해야한단다. 격리중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 평소에 도전하고 싶은 3일단식을 실천해보았다.
일단 단식 시작 전에 앞서 먹고 싶은 것은 먹어야하기에.. 오랜만에 햄버거 흡입… 원래 제대로 하려면 양을 좀 줄여가다가 (특히 탄수화물) 시작해야하는데, 식성이 워낙 좋아서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단식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싶으면 커피도 멀리해야한다고 해서 단식 시작 전에 두 잔이나 드립커피로 마셨다.
단식 1일차
저녁 6시 스타트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경미한 두통이 시작되었다. 하루종일 머리가 띵하게 아팠다. 평소 가끔 편두통이 있는데 그 통증과는 성격이 달랐다. “어라? 두통이 이런식으로도 생기네?”
그리고 맥아리가 없다. 할 일 하다가 중간 중간 침대에 누웠다가 2시간을 잤다. 원래 이렇게 낮잠을 자고 싶어도 못자는데 ㅎㅎ 흡족 씨이익.. 생각보다 배가고파 미칠 것 같다는 느낌은 없다. “아.. 출출하네.. 배고프네..”를 되풀이한다.
단식 2일차
아침에 일어나는데 머리가 살짝 전날 처럼 아프다가 사라졌다. 맥아리가 더 없어진 거 같다. 낮잠을 주구장창 잤다. 자다가 일어나면 힘이 약간 생긴다. 물론 그 힘도 금방 사라져 다시 잠을 청하게 된다.
지인이 카톡으로 도마식당에 파는 닭강정에 김밥먹고 싶다는 메세지를 보냈는데,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먹고싶은 음식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며 배달앱을 켜고 단식 실패를 향해 주문 버튼을 누를 뻔 했으나 스스로를 잘 타일러 넘쳐나는 식욕을 진정시켰다. 단식기간 중에는 지인들과의 대화도 자제하는 것이 좋을듯. 언제 입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상태다.
단식 3일차
힘은 없지만 격리도 끝났겠다 몸무게가 얼마나 줄었는지 너무나 궁금해 40분을 걸어가 헬스장에 갔다. 더위를 잘타서 햇빛을 피하려고 새벽 7에 길을 나섰다. 걸어가다 살짝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물을 중간중간 마셔주니 걸을만했다.
체중계에 몸무게를 재보니 2키로가 줄어있었고, 지난 3년 중에 최저 몸무게다. 그렇다. 다이어트를 그 기간 동안 아예 안했기도 했고, 몰타 오고 나서 체중이 좀 감량이 된 상태였는데 2키로가 추가로 빠진 것이다. 그 2키로 감량으로 허리둘레는 1.5인치가 줄었다. 반면 다리 엉덩이 둘레는 그대로다 🤣 나는 상체부터 빠지는 체질인가보다 🤪
신나서 헬스장에 머물러 근력운동 30분, 스트레칭 20분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체중점검으로 힘이 생겼다 🤣
저녁이 되니 무릎이 시렸다. 마치 화이자 2차 접종 받았을 때 같다. 한 시간 정도 지나니 그 시림이 사라졌다.
보식 시작!
저녁 6시가 되었고, 땅콩 버터 한 스푼을 에피타이저로 보식을 깼다. 꿀맛..😍
그리고 직접 콩을 갈아서 순두부를 만들어 가지고 첫 보식을 먹었다.
간이라고는 콩물 엉기라고 넣는 간수가 다였는데, 3일 동안 아무것도 안먹어 혓바닥이 예민해져 순두부맛이 은근 간간했다.
다음날 보식으로 먹으려고 나의 목양체질에 맞게 갈은소고기, 양파, 토마토, 대파를 넣고 물 콸콸 넣어 진득하게 스프로 끓여줬더니 간을 안했어도 맛이 기가막히다. 소금 조금만 쳐도 너무 맛나서 3그릇은 먹을듯..
결국 나는 스프의 간을 보다 한 그릇을 뚝딱했고, 다 먹자 마자 3일 동안 못봤던 큰 볼일을 보았다. 빈속에 너무 무리해서 먹었는지 설사를 여러번 했다. 🤪
3일 단식의 성공으로 감량한 체중은 2키로지만, 지인들이 오랜만에 보는 저의 모습에 "살빠졌냐 5키로는 빠진 거 같다" 라고 언급한는 것을 보면, 2키로 중 체지방이 주로 빠진 것 같아 뿌듯 👍👍
문제는 보식 시작하자마자 입이 터져서... 원래 미음부터 먹어줘야 하지만, 3일이나 굶었는데, 미음 따위는 먹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초코랑 크림들어간 크로와상도 먹고 새우튀김도 먹고.. 음...
아직 위가 예민해서 먹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속이 좋지 않다.
이 글을 마치며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먹는 거 위에 부담안가게! 건강하게! 먹고! 다이어트 모드 다시 작동 시켜야겠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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