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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는 동네 풍경 1


현재 살고 있는 임시다에서 슬리에마로 이사가기로 결정했고, 최근 이사온 스페인 출신 하우스메이트 라울과 대화를 나누었다.

나 - “라울, 너 일이 오후 1시에 끝난다고 했지?”

라울 - “응”

나 - “그럼 나 곧 이사가는데 퇴근하고 내 짐 옮기는 것좀 도와줄래?”

라울 - “뭐? 이사를 간다고?”

내가 이사간다는 말에 라울이 놀라는 눈치다.

나 - “이제 혼자살 때가 되었어. 진짜 이제는 혼자 살고 싶다.”

임시다 동네풍경 2


몰타에서 그 전 하메들과 힘들었던 경험을 이미 알고 있던 라울은 이해한다면 어디로 이사가냐고 물어보았다. 슬리에마라고 하니 자신도 바다근처인 그곳에 살고 싶었다고 한다.

라울 - “출근하는 곳이 비르키르카라라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더라고, 그래서 임시다로 살기로 했지.”

참, 라울은 비르키르카라 헬스센터에서 일한다.
이제 그곳에 가면 아는 얼굴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뭐, 아플일이 별로 없어서 갈 일은 거의 없겠지만.

라울 - “난 니가 여기 더 살았으면 좋겠는데…”

라울이 나를 하우스메이트로 마음에 들어하다니! 나도 성격좋고 깔끔한 너가 맘에 든다!

나 - “나도 그래! 난 진짜 너랑 미에르코가 깔끔해서 너무 좋아. 정말 나한테 장가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야.”

라울이 깔깔웃는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살다보니 이성관이 많이 바뀌었다. 깔끔한 사람과 사는 것. 그것은 삶의 질을 결정적으로 가르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같은 동네 할머니 ;)



라울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이태리 하우스메이트 미에르코가 집에 돌아왔다. 라울은 그에게 바로 새소식을 전한다.

라울 - “미에르코! 신이 곧 이사간대.”

깜짝놀란 미에르코는 묻는다.

미에르코 - “왜?”

나 - “계약이 이제 다 끝났어 ^^;;”

침묵을 몇초 이어가더니 한 마디 하는 미에르코.

미에르코 -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아, 미에르코… 이 귀여운 녀석…
그리고 몇일 뒤 미에르코는 부엌에서 밥을 해먹는 나에게 오더니 묻는다.

미에르코 - “나 식탁에 앉아도 될까?”

나 - “아우 그럼!”

미에르코는 내가 만든 스프 냄새가 좋다며 칭찬을 하며 나에게 근황과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더니 속마음을 내비췄다.

미에르코 - “나는 니가 여기 계속 살았으면 좋겠어.”

나 - “Aww…. 미에르코 ㅠ_ㅠ… 감동이야…ㅠㅠ”

그의 한 마디에 마음이 따끈따끈했다.
미에르코는 이탈리아에서 쭉 살다가 이번이 첫 해외생활이며 처음으로 남들과 쉐어하우스에서 함께 사는 것인데, 그럼에도 나를 불편해하지 않고 저런 포근한 말을 해주어서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임시다 동네풍경 3



집주인 아저씨도 방을 빼겠다는 나의 메세지에 내가 보고싶을 거라는 답변으로 감동을 선사해주셨다. 와, 나 집주인 아저씨 아줌마한테 한 번도 이런 말 들어본 적 없는데…!!

집주인 아저씨의 따뜻한 메세지


몰타 생활 시작할 때는 역대급 악덕 집주인으로 엄청 고생했는데, 지금은 따뜻한 집주인과 하우스메이트들로 이렇게 행복하다니!

앞으로도 잘 살자…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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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살이 12개월 차,
해외살이 7년 차,

드디어 혼자살게 될 집을 구했다!


원래는 현재 집주인 아저씨가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지금 사는 플랫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스튜디오를 525유로에 임대하는 것을 475에 해준다고 하셔서 거기로 이사가려고 했다. (요즘 몰타 스튜디오 시세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다.)

나를 마음에 들어한 집주인 마리오의 파격할인!


하지만 최근 바로 옆건물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났다. 살인한 사람은 리비아사람, 살해당한 사람은 터키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사건 이후로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길에 운동하러 가거나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거나 뒤에서 누가 같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 때면 혹시나 총맞는 거 아닌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총기사고 바로 다음날 온라인에 뜬 신문


사건 이후로 밤시간이나 이른 새벽에 운동갈 때는 좀 무섭다.



거기다 집주인 아저씨가 내 방 창고에 침대를 받치는 물건을 보관해야 한다고 해서 혹시나 이사갈 것을 대비해 잔뜩 쌓아둔 박스를 밖으로 꺼내 보는데, 왠지 이사를 가라는 신호를 받는 것만 같았다.

방 보러 가는 길은 왠지 영국 캔터베리에서 처음 살던 방을 보러 갈 때 느낌과 같았다. 어둑어둑한 시간대나 주변 풍경들이 그 때를 떠오르게 했다.



마침 슬리에마에서 혼자 사는 지인이 곧 이사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집을 보러 가고 싶다며 저녁 7시쯤 어둑어둑한 때에 걸어서 가는데, 영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보러 가던 길이 떠올랐다. 그 때는 집주인 퇴근시간 맞춰서 저녁에 방을 보러가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바로 살게 되었다. 영국에 살게 된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고, 다음날 바로 학기가 시작되었다.

방세를 어떻게든 아껴보겠다며 일정을 그렇게 잡은 것이였는데,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으니 집에오면 완전 파김치가 되었다.

새로 살게 될 슬리에마 동네
슬리에마 가는 길에 지나간 그지라에서 찍은 촛불



그 이후 쭉 6년 반 동안 계속 쉐어하우스에서 살았다. 같이 사는 사람들 중 나를 정말 피말리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가장 최근만 해도 몰타에서 같이 살게된 프랑스 여자애들 둘이 개인당 전기세 100유로 넘게 내게하고 (보통 혼자 살 때는 35유로정도였음), 매일 튀김을 해먹어 항상 부엌이 기름때로 가득했다…

이제 혼자 살아 보겠다며 보러 간 지인의 집.
이미 본 사진들 보다 더 아늑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거기다 커피 맛집인 타투하는 카페가 바로 근처다. 집주인 아드님과 바로 연락해서 계약서에 사인하고 보증금도 보냈다.

앞으로 살게 된 집 정문과 비슷해서 찍었다 ㅎㅎ
미술을 전공한 지인의 그림이 벽에 걸려있었다. 우와…



그래 돈이 좀 들어도 혼자살아보자!
이제는 때가 되었다!

몰타생활이 익숙해진지 꽤 되었지만, 정말 오랫동안 혼자 살아보지를 못해서인지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비싼 월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그래서 싱숭생숭한 마음도 들고 설레기도 해서 밤에 자다가 깨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좋다. 너무 좋다.

7년만에 만끽하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내 삶을 다시 재정비하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지!

내 인생아 화이팅이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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