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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하는 몰타 맛집카페
Black Eye Specialist


아무리 맛집카페라고 해도 지리적으로 내가 사는 곳과 가깝지 않거나 자주 가는 곳의 근처라고 해도 한참 걸려서 가야한다면 자주 못가게 된다.

바로 이 타투하는 카페가 그러하다.

운좋게 친구들과 바다수영 하러가는 곳이 이 카페 근처라 헬스장에서 운동을 끝내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응당 들렸다.

카페 외관에 붙여진 메뉴, 술도 판매한다.
디카페인 커피도 있네?



두 번 째 방문인데, 처음으로 갔을 때는 친절한 여자직원 한 분과 공동사장으로 보이는 두 분 모두 타투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의아해했다. (뭐, 안보이는 곳에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방문에는 20대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있었고, 눈에 띄는 타투들이 그의 몸 곳곳 멋지게 터를 잡고 있었다.

주문한 메뉴를 열심히 만드는 직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메뉴를 잘 골랐다고 말하며 전문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들듯이 스테인리스 컵 두개를 신나게 흔들어서 테이크아웃 잔에 시원한 커피를 한가득 담아주었다. 

크레마와 흔들어서 만든 거품이 한데 어우러져 컵 안에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움직였다.

완전 맛났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묻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쿠폰을 찍어준 직원



이 직원, 자기 일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나는 흥미로운 사람을 만났기에 신원파악에 들어갔다.

나 - 이름이 뭐야?

직원 - 라파엘!

나 - 어느 나라 사람이야?

직원 - 콜롬비아!

나 - 응? 유럽사람이 아닌데 비자는 그럼 어떻게 받았어?

직원 - 쉬워, 일단 일을 구하고 레지던트 카드 신청하면 끝이야. 뭐.. 280유로기는 하지…

나 - 오… 280 유로구나…

그럼 회사가 나에게 280유로를 쓴 거군… 그런데 라파엘은 지금 일하는 이곳이 4번째 직장이란다.

직원 - 나 작년에 280유로 세 번 냈어.

나 - 뭐어??!! 거절당해서 그런 거야?

직원 - 아니, 작년에 일터를 세 번 바꿔서.

나 - 그렇게나 많이?

직원 - 진짜 마음에 안 들었거든… 그런데 여기는 정말 좋아. 사장님이 타투하는 것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가르쳐주시고… 너 드래곤볼 알아?

나- 응! 당연하지! (드래곤볼 주제가 한국어로 신나게 불렀다.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언제나 그렇듯이 ㅋㅋㅋ)

라파엘이 자신이 타투에 그릴 그림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하나가 드래곤볼 캐릭터였다.

라파엘이 타투하는 곳과 음료 마시는 곳도 구경시켜주었다.
마치 영화세트장 같은 카페 내부


요즘은 세계 곳곳에서 자신만의 사연으로 몰타에 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개척하며 행복하게 사는 그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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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인줄 알았는데,
락콘서트!


켈리가 무슨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다며 가자고 했다. 그래서 클래식 공연인 줄 알고, 검은색으로 모자랑 민소매 원피스, 깜장 샌달을 신고 나타나 약속장소인 발레타 트리탱 분수 앞에 도착했다.

트리탱 분수
간만에 셀카..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유리랑 마이크랑 왔네..
같이 간 친구들의 초상권을 위해 나만 잘라냄…ㅎㅎ



응? 그런데 락콘서트란다.

멤버는 나, 제이, 켈리.

미리 서로 어떻게 입자고 한 것도 아닌데, 제이도 나처럼 시커멓게 하고 나타났다. 하하하. 원래 영화외의 문화공연에 관심없다는 그는 이 날 새로운 시도로 콘서트에 온 것이었는데, 왠지 대충 입고 오면 안될 것 같아 까맣게 입고 온 것이라 했다.

(캘리피셜로는 한국사람은 대충 입고 나와도 몰타사람 보다 잘 입는단다. 진짜 그런 것 같다.)

켈리는 그녀가 사랑하는 하드락카페 민소매 블랙셔츠에 청반반지를 입었고, 작정한듯 락소울 가득하게 화장했다. 아이라인도 짱짱하게 해서 동그란 토키눈이 락앤롤이 되어있었다. 약속장소인 트리탱 분수를 향해 깡총깡총 뛰어오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그런 그녀를 제이도 귀엽다는 듯이 씨익 웃고있었다. 나는 그런 둘을 귀엽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바라보았지…후훗…

생각보다 콘서트 규모가 커서 깜짝 놀랐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생각보다 콘서트의 사이즈는 꽤 컸다.
공연하는 사람들도 BBC 오케스트라에 영국에서 온 가수 또는 뮤지컬배우들이었고, 노래실력과 무대매너가 너무나 좋았다. 그 중 한 흑인여가수는 그녀의 웅장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야외무대를 한가득채웠다. 대부분의 곡은 신나는 전설적인 영국의 락밴드 퀸의 노래들이었고, 켈리와 나는 물만난 고기 마냥 온몸을 들썩였다.

우리 앞쪽에 여자친구랑 함께 온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맥주 한 잔 걸치고 신나게 몸을 둠칫둠칫하는데, 공연 속에 또 다른 재미난 세미 공연 같았다. 여자친구가 중간중간 흥이난 남자친구를 제지하면서도 뽀뽀도 쪽쪽 하면서 같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마 우리 뒷쪽에 있는 관객들도 신나게 공연을 즐기는 나와 켈리의 역동적인 몸짓을 보며 똑같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ㅋㅋㅋㅋㅋ

흥에 한껏 취한 남친 말리는 여친
그러다 같이 또 즐긴다 ㅎㅎ



생각지도 않게 10년도 전에 내가 즐겨 부르던 뮤지컬 캬바레 노래도 영국가수가 불러주는데, 달빛 환하게 빛나는 몰타 야경과 함께 무대가 어우러지며 12년 전 과거회상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거기다 공연 막바지에는 폭죽을 무대위로 펑펑 터뜨려주며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집순이는 그렇게 몰타에서 락콘서트로 저녁을 뜨겁게 불태웠다.

글을 쓰는 바로 다음날인 지금은…아 피곤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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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

돼지파티원과 무엇을 먹기로 했을 때는 어느정도 각오를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준 그 날.

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우친 그 날.

에밀리언니랑 한식쟁이 이렇게 돼지파티원과 김밥을 말아 먹기로 한 9월 중순 어느날이었다.


김밥이랑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떡볶이를 만들어 갔다. 요즘 몸이 좋지 않은 에밀리 언니한테 좋을 것 같아서 소고기도 같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그냥 따로 만들 걸 그랬네. 떡볶이 맛이 평소보다 덜맛나다. 색깔로 검붉어졌부렸네.

소고기를 떡볶이에 투하하기 전에 소불고기맛 비스무리하게 나서 꽤 괜찮았는데… 쩝…

김밥 말러 가기 전,
김장하면서 소금에 절인 배추에 간이 잘 베여있는지 냠냠 맛을 보고, 만든 양념에 또 잘 버무려 졌는지 또 맛보고…

볶은 소고기가 또 잘 볶아졌는지 맛보다 너무 맛있어서 거의 한 끼를 해결할 정도로 먹어버렸다.

일단 눈에 먹을 것이 보이면 넘치는 식성을 조절 못하는 사람이라 항상 이런식으로 먹고 후회한다.

“그래도 김밥 한 줄은 먹을 수 있겠다.” 하면서 한식쟁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우리 셋 말고 누가 더 오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양의 알록달록 김밥재료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었다.



손 큰 우리엄마도 저 정도 가짓수로는 안한 것 같은데….와우…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몰타가 아니라 한국인 것 마냥 김밥 속재료가 다양했다. 당근, 오이, 단무지는 기본이고, 참치와 참치에 어울리는 와사비 그리고 한식쟁이가 직접 키운 깻잎!!!

깻잎!!


사랑해요 한식쟁이!!


국을 정말 잘 끓이는 한식쟁이는 김밥이랑 어울릴 짬뽕국물을 기가 막히게 만들었고, 나는 이미 꽉찬 배로 이세상에서 제일 맛난 한식쟁이 밥솥으로 만든 쌀밥을 그 얼큰한 국물에 말아먹었다.



정말 진심 배불렀는데도 너무 맛났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각잡고 김밥을 만들어 먹는데, 하나만 먹고 멈출 수 있는 비주얼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하나 둘씩 김밥을 입에다 털어버리기 시작했다.

옛날 치토스 광고 처럼 김밥 하나 맛보고 나니
“멈출 수 가 없었다.”



덕분에 과식한 상태에서 입이 터지면 어떤 고통이 찾아오는지 뼈저리게 알게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위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보통 이런 통증은 어마어마한 뷔페에 가야 느끼는데, 몰타 한식쟁이 집에서 경험하다니. 하하하.

그렇다. 돼지파티원의 저녁초대는 위험하다.

과도하게 가득찬 위를 부여잡고 에밀리언니랑 한식쟁이랑 슬리에마 티그녜 포인트까지 걸어가서 밤수영을 하는데, 세상에 음식물이 혹시나 올라올까 얼마나 조마조마 하던지.

눈치 없는 위는 다음날 아침, 말끔하게 비워져 있었다. 속이 더부룩해서 아침을 먹지 않아야 정상인 것 아닌가. 나는 또 거하게 아침을 먹어버렸다.

배가 너무 불러서 다시는 과식하지 말아야지 했지만… 다음날 바로 그 다짐을 잊게 하는 내 공복의 부르짖음이여…

꼬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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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쁜이라고 애칭하는 켈리와 귀요미라고 하는 한식쟁이와 저녁을 먹기로 한 추석전야.



추석이니까 명절음식 하나 챙겨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만들어 본 송편. 재료가 꿀깨 밖에 만들 것 밖에 없어서 깨, 설탕, 꿀, 소금 넣어 속재료를 완성하고, 반죽은 평소처럼 다 넣은찹쌀가루에 물을 너무 넣어서 아시아 마켓 가서 가루를 더 살까하다가 그냥 밀가루를 넣어서 완성. 다음에는 꼭 물 양조절에 성공해보리라 다짐했다.



찜기가 없어 집에 있는 냄비에 구멍 숭숭 난 쇠로 된 채를 얹었고 또 그 위에 두부를 만들어 보겠다며 산 치즈 만들 때 쓰는 천을 덮어주었다.

밀가루를 넣어도 되직해서 빨리 말라보라며 펼쳐서 잠시 말렸다
다시 동그랗게 말아서 송편을 빚었다
한국집에서 만든 것 처럼 동그랗고 울퉁불퉁하게 하고 팠으나 속이 단단하지 않으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몰타에서는 두부도 만들고, 떡볶이 떡도 만들고 이제는 송편을 다 빚는다. 하하하. 강릉집에서 하던 것 처럼 울퉁불퉁 모양으로 하고 싶었는데, 속재료가 꿀깨다 보니 모양내기가 만두모양 외에는 힘이들어 포기했다. 뭐, 그래도 모양새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찜통에서 20분간 쪄진 송편은 그럭저럭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을 흉내내고 있었다. 마침 먹을 복 많은 라울이 오후 두 시에 늦은 점심을 해먹으려고 부엌에 나타나서 따끈따끈하고 쫄깃쫄깃한 갓만든 송편을 건네주었다.

라울 - “우와, 맛있다. 이거 뭐야?”

나 - “지금 막 만든 떡이야, 한국 명절이라 만들어봤어.”
  
땡스기빙데이라고 했더니. “해피땡스기빙데이!”라고 해주는 라울 ㅎㅎ

터진 송편을 골라 맛을 보아하니 속이 너무 달다. 처음 만들어 보는 거라… 그리고 달다구리 음식은 내 전문이 아니어서… 에잇, 변명그만!

이 완성된 송편은 구색맞추기만 하면 자기 본분은 다 한 것이라 명하겠노라!

놀러 간 켈리 집. 처음 가보았는데, 영국에서 대학다닐 때 파크우드라는 곳에 만든 기숙사 같은 느낌이었다. 그 기숙사 럭셔리 버전!

혼자 산다는 켈리. 아 부럽다. 근데 집이 아기자기 해서 왠지 모르게 신혼집 같다. 어딘가 신랑 몰래 나랑 한식쟁이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숨어있는 것만 같았다.


웰컴 드링크라며 켈리가 건네준 예쁜 석류알갱이 가 들어간 홍초. 상큼새콤한 맛에 기분이 좋다.


완성된 켈리의 마라샹궈.
전라도 출신인 그녀의 손은 모든 음식을 맛있게 하는 마법의 손이었고, 마라샹궈는 응당 내 입에서 살살 녹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중국 매운맛 특유의 혀를 톡톡 찌르는 통증에 스트레스가 툭툭 터진다.

한국인 답게 볶음밥까지 해먹었다


남이 해주는 음식은 항상 맛있다.
그런데 이쁜이 켈리가 해주는 음식은 그것을 넘어서 진짜 맛깔나다. 이제 켈리한테 잘 보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송편을 본 이쁜이와 귀요미는 신기해했다.
미친듯이 달았지만 맛있게 먹어주었다.
고마워, 얘들아!

숫자 바보인 나는 캘리에게 칩가격을 적어달라고 했다 ㅋㅋ

본투비 딜러인 캘리가 갑자기 카지노놀이를 하자며 갖고 있는 럭셔리 아이템을 꺼냈다. 와우! 깜짝이야!

와… 친구집에서 이렇게 놀아본 적은 처음이다.
있어보여…+_+…

마지막에 켈리하고 나하고 있는 칩 다 걸었는데,
땄다!
역시 땄을 때가 제일 재미지다. 히힛.

카지노 놀이 마감..
딜러관점에서 카드게임


저녁을 먹고 어느정도 재밌게 놀며 소화를 시킨 다음 불꽃축제를 즐기러 슬리에마로 향했다. 장소는 발레타이지만 그곳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 같고 맞은편 슬리에마 티그녜 포인트에서 밤수영을 하며 불꽃을 감상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가을 9월 중순임에도 밤수영을 할 수 있다니!
물에 들어가보니 한 여름 너무 더워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었을 때 같다. 시원함과 추움의 그 사이.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밤수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에 둥둥 떠서 알록달록 불꽃이 펑펑 터지는 아름다운 발레타의 야경과 보름달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감사한 마음이 넘쳐났다.

한 시간을 넘게 물 속에 있으면서 수영도 하고 경치도 보는데 갑자기 10년 전쯤에 하던 기도가 생각났다.

그 때는 재정문제로 유학준비가 힘들었고, 여행은 꿈도 못꿨다. 취업하고 돈을 벌기 시작한 친구들은 유럽여행을 다니며 사진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그 사진들을 보며 내 자신이 더 초라해지는 것만 같았고 교회 예배실로 가서 ‘저도 유럽여행가고 싶어요.”하며 기도했다. 내 속상한 마음을 전달하며 힘든 유학준비에 억누르고 있었던 슬픈 마음이 터져나와 엉엉 울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내 상황을 보니 유럽에 살고 있는 매일매일이 여행하는 것만 같다. 물론 여유로운 생활은 아니지만 10년 전에 비교하면 훨씬 낫다. 그리고 유학길도 쉽지는 않았으나 졸업까지 할 수 있었다.

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기도는 응답이 되는 것 같다. 그 응답이 Yes이든 No이든 하나님이 내 기도를 다 듣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밤수영의 하이라이트!
예쁜이와 귀요미와 함께 발레타 배경으로 실루엣 인생샷을 찍었다. 포즈에 적극적인 그녀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년의 밤수영을 기약하며…
밤수영 안녕…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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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비싼 몰타에서 열쇠 4개 복사! 가격은? 8유로 ;)

너무나 안타깝게도 지난주 열쇠를 잃어버려 스페어키 받으러 고조까지 갈 뻔 했다.

다행히 포르투갈로 출장가시는 집주인 아저씨와 몰타 공항에서 만나 키를 받을 수 있었다.

건물 대문, 집 대문, 내 방문, 옥상문 총 4개의 열쇠가 있는데 집주인 아저씨가 말씀하시기를 “다른 열쇠는 괜찮지만, 내 방 열쇠는 오래된 모델이라 복사가 안되어서 또 잃어버리면 문을 뜯어내야하니 조심해야한다“ 하셨다.

또 열쇠를 잃어버릴 가능성과 거기에 따르는 결과를 알게 되었기에 너무나 스트레스가 되었다.

하루 빨리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구글맵을 통해 현재 살고 있는 임시다에 위치한 열쇠가게를 물색했다. 구글맵에서 제공하는 ‘챗 서비스’를 통해 열쇠가게 사장님께 내 방 열쇠를 보여 드리며 같은 모델이 가게에 구비되어 있는지 문의했다.

모델 찾기 어렵다던 그 빈티지 키



아니, 근데 있다는 게 아닌가?!

할렐루야 +_+

그 다음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유럽에서 그것도 그 중 물가 비싼 몰타에서
열쇠 하나 복사하려면 얼마나 비쌀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다 합해서 8유로!

열쇠 사장님 - “멀리서 온 거야?”

나 - “아니요, 근데 버스타고 내려서 한 참 걷기는 했어요. 그래도 오늘 완전 덥지는 않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열쇠 사장님 - “그렇지, 너무 더운 건 아니고 딱 더운 정도지.”

30도 가까이 되는 무더운 아침이었지만
40도 가까이 되는 미친 날씨를 겪고 나니
이 정도의 열기도 감사하게 되었다.

이것이 몰타인의 짬 아니겠는가! ㅋㅋㅋ

열쇠 깎는 사장님



서비스로 키테그도 줄테니 하나 고르라는 사장님.

나 - “레드랑 오렌지 중에 하나 고르고 싶은데 고민되네요… 오렌지 재고가 한 두개 남은 거 보니 이게 인기가 많은 것 같네요. 오렌지로 주세요!”

사장님 - “맞아, 그리고 핑크도 잘 나가.”

오렌지 키테크와 함께 핑크색도 주시는 자애로운 사장님. 둘이 같이 있으니 잘 어울린다. 앞으로  이런식으로 열쇠 복사할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충성스런 단골이 되고 싶은 순간이었다.

내가 복사한 열쇠들을 낑낑거리며 고리에 끼는 모습을 보시더니 사장님이 도와주셨는데 열쇠 4개 끼는 시간이 20초도 안된 것 같다.

나 - “열쇠 일은 얼마나 하신 거에요?”

사장님 - “8년”

나 - “일은 재밌으세요?”

사장님 -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지 뭐.”




급하게 아침 일찍 씻고 나오느냐고 머리끈을 안가져 나오는 바람에 사장님께 혹시 고무줄 하나 없냐고 물어보았다.

사장님 - “여기는 고무줄이 있으면 안돼.”

나 - “왜요?”

사장님 - “쇠인 열쇠랑 상극이지. 고무줄은 녹으니까.”

나 - “아! 그렇구나!”

사장님 - “잠깐 기다려봐, 아내한테 물어볼게.”

나 - “아이고, 아니에요 그냥 갈게요.”

사장님 - “여보!”

자비로운 사모님께서는 잘 쓰지 않는다는 핑크곱창을 나에게 건네주셨다.  

건네받은 곱창밴드.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으로 써본다. 하하하.



네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이 열쇠집 강력추천 합니다.

Msida, Alan Locksmith 구글맵에 검색하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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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몰타사는 디자이너 노마드 맥신이다.
얼마전 부터 헬스장에 부지런히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 헬창 언니 오빠들이 멋지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게되었고 나도 모르게 헬창을 꿈꾸게 되었다.

170 가까이 되는 한국여자 치고는 큰 키에 한 덩치 하면서 20키로도 바들바들 떨며 들어올리기가 창피해 재미가 없었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이 목적이었기에 7월 말 부터 지금 현재까지 30번을 넘게 헬스장에 방문했다.

9월 1일부터 6일까지 헬스장 출근 인증샷!



그러하다. 거의 매일 방문하다시피 하고있다.
초반에는 헬스장 단골들의 시선이 “어? 얘 오늘도 왔네?”
라는 표정이었다면, 요즘에는 “오늘도 왔군.”이라는 얼굴이다.

스스로가 신기할 정도로 새벽에 눈이 떠졌다.
너무나 피곤한대도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눈이 떠졌다.

그러던 어느날인 어젯밤.
몸이 찌뿌둥해서 허리를 이리저리 틀면서 스트레칭을 하는데 뱃살이 보여서 만지작 거리며 “아, 얘는 언제 사라지는 거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무언가 단단한 것이 내 허리에 있음이 느껴졌다. 헉!!! 근육이다!!!

그러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붙었다.
안타깝게도 뱃살 + 허릿살에 가려져서
허리를 틀어서 긴장감을 주어야 그 존재감이 나타난다.

이 근육의 존재를 느끼고 나니 헬창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아쉽게도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기구는 얼마 없어서 PT를 받아볼까도 생각중이다.

몰타 오고 나서 내 스스로가 많이 변하고 있다.
수영을 배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는데, 심지어 2시간 가까이 물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헬창이 되고 싶어한다. 몰타야 너 나한테 무슨짓을 한거니.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운동을 쉬려고 했는데, 왠걸 또 새벽 다섯 시 반에 눈이 떠졌다. 그래서 나는 또 버스를 탔고..


결국 버스타고 도착한 슬리에마.
커피 파는 젤라또 가게 아저씨가 오픈준비로 한창 중이신데도 기다리는 나를 보며 아직 가게 여는 시간이 아님에도
‘너는 잠이없냐’면서 커피를 뽑아주셨다.
이런 감동이. 아저씨, 애정합니다.
이 젤라또 가게 계속 홍보할게요 ㅋㅋㅋㅋ

에스프레소!! 라고 외치는 아저씨

요즘 몰타가 가을이 왔다는 신호로 비를 내려준다.
물에 젖은 슬리에마 거리가 아직은 좀 어색하다.

새벽 7시 전에 가면 아직 미사 시작 전이라 조용한 분위기에 기도를 드릴 수 있다.

헬스장 바로 앞에 축구장 잔디가 있는데, 지나가면서 푸른색을 보며 눈을 정화할 수 있다.


나는 이제 이런 기구들 갈아끼울 줄 아는 헬린이가 되었다!

중량 50키로는 칠 수 있는 헬린이가 되었다!

하지만 제일 만만한 운동은 맨몸운동이라는 것은 안비밀 ;)

이른 아침에도 문을 여는 이 곳은 ‘골든몰타’라는 식당이다.
여기서 파는 시나몬라이스에 꽂혀서 단골이 되었는데, 샐러드랑 같이 먹으면 건강한 한 끼가 된다! 가격은 5.5유로!

오늘은 평소보다 너무 일찍가서 내가 좋아하는 시나몬 라이스는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요리해 먹을테니 재료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가게 아저씨가 주심 ㅋㅋ
어떻게 밥을 해야하는지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가격은 샐러드랑 같이 4유로만 받으셨지.

정말 맨쌀에 시나몬가루만 달랑주셔서
비슷하게 흉내내려고 기름에 달달볶은 양파랑 견과류를 으깨서 뿌려줬더니 딱 내가 좋아하는 그 맛이다!

나중에 이사가도 내가 직접 해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돼지파티에 선보여봐야지. 음하하.

오늘 나의 풍성한 아침이 되어준 시나몬 라이스.

그리고 샐러드.

그리고 중요한 아침약속 이후. 작업중인 지금.
뿌듯하고 빡신 아침이었다.
헤롱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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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일


와, 벌써 9월이다.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를 잘 보내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일단 가장 최근에는 7월에 3일 단식을 성공하고 바로 평소처럼 먹기 시작해버려서 보식은 실패.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침 일찍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

무더운 몰타의 8월 속에서도 에어컨 안나오는 헬스장을 15번 이상 갔다. 스스로가 너무 대견스럽다. 물론 너무 더워서 오래 운동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나가고 있다. 어제도 나갔고, 오늘도 나갔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은 보통 집순이 모드로 집에 있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약속을 두 개 잡았다.

1. 돼지파티 - 식성 좋은 지인들과 함께하는 과식하는 모임

2. 물놀이 - 지인과 처음보는 지인의 친구 둘과 바다 물놀이

일단 약속을 나가기 앞서 나의 새벽루틴을 지켜야 한다.
내 신체시계는 평소랑 다른 일정이 생기면 나를 일찍 깨운다. 오늘도 돼지파티에서 엄청나게 잘 먹을 생각에 설레어서 눈이 새벽 5시 40분경에 떠졌다.

보통 새벽 7시 30분 쯤에 운동가기 전 커피마시러 가는 젤라또 가게에, 6시 반에 출몰했더니 평소처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젤라또 아주머니가 물어보신다.

“What happened?” 무슨 일이길래 일찍왔니?

나는 내 스스로도 당황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I just woke up.” 그냥 눈이 떠졌어요 ^^;;

젤라또 아저씨께 에스프레소 값 1유로를 지불하고, 쿠폰을 찍으려는데, 보니까 벌써 다섯개를 찍어서 무료로 한 잔 마실 수 있었다. 아이고 이걸 우짜노. 아저씨가 쿨하게 한 마디 하신다.

“You can get a free coffee tomorrow.” 내일 무료커피 마시면 되지.

그렇다. 젤라또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나도 알고 있다. 내가 내일 새벽 또 다시 이 가게에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ㅋㅋㅋㅋ

아주머니는 가끔 내가 커피 잘 마셨다고 빈잔을 가져다 드리면 “See you tomorrow.”라고 까지 말씀하실 정도니 ㅋㅋㅋ

나는 크로와상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갓구운 부드럽고 아삭한 크로와상..
거기다 속에 크림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
그래도 오늘은 참아야한다.
돼지파티에서 과식할 거니까…

공복에 맛보면 진짜 맛나는 햄치즈 토스트도 참아야한다..
나는 오늘 과식할거니까..

지난 주말에 먹은 햄치즈 토스트 사진이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인가..

아직은 살짝 어두운 새벽에 한적한 슬리에마 광장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실 때의 그 고요한 느낌이 참 좋다. 보통 아침8시 부터 이곳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파이짜 젤라또 가게에서의 커피는 무조건 에스프레소 또는 에스프레소 마끼야또로 마셔야 맛나다.
아니면 너무 밍밍하고 맛이 없다..

새벽 셀피 한 컷.
안타깝게도 매일 일찍 일어난다고 해서 내가 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찍 눈이 떠지고 피곤도 하다. 아마 나는 오늘 집에 돌아가면 꿀잠각일듯.

새벽 7시 전에 이 성당에 가면 좋은 점이 예배 시작 전이라 조용한 예배당에서 기도를 깊게 할 수 있다.

오늘은 유난히 기도하고 난 후 행복한 기운이 포근하게 날 감싸주었다.
아 좋다! 이 기분으로 예배당을 나오고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진짜 공중 위를 걷는 기분.
매번 이렇지는 않은데 신기하다.

몰타는 어디를 가든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나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관찰한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긴다.
진정한 찐몰타의 풍경을 그렇게 담는다.

내가 이제 헬스장 단골이 되기는 했나보다.
여기 직원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기 시작했다.
거기다 말까지 건다.
“너 요즘 매일 일찍 오네?”
그리고 나는 기운없이 대답한다.
“그래서 졸려..”

운동을 할 때는 몰입해서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쉬는 사이사이와 운동을 마치고 나서의 상태는 ‘아이고 나 졸려..” 모드다.

뭐 아무렴 어때. 운동했음 됐지 뭐.

오늘은 돼지파티 갈 거니까. 한 시간 말고 두 시간 운동.

커피중독자 또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인 나는 또 다시 근처 커피집으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했는데, 뜨끈한 커피에 얼음 서너개만 띄워서 전혀 시원하지도 않고 미지근한 것이 어중간한 온도가 되었다. 유럽에 있는 카페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아무리 맛집카페라도 말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스타벅스를 잘 안가는데, 얼음 빵빵하게 들어있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가끔 가게된다.

우와, 오늘 첫 끼 달달한 쿠키로 시작한다.
아.. 몸에 좋지 않으니 굳이 사먹지는 않는데 이렇게 주면 거절하지 않고 넙죽받아 먹는다. 이렇게 나는 살빠질 틈을 허락하지 않지. 음하하하~

빨간빛깔 돼지파티

정말 어마무시하게 먹었다.
이번에도 떡볶이를 떡까지 직접 만들어 갔다.
역시 인기만점! 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있었다!
그리고 붉은 닭볶음탕, 새빨간 제육볶음..
레드푸드의 아름다운 행진곡..
후식은 아이스크림.. 공복을 빼곡히 채웠다.

세상에 한식쟁이님이 직접키운 깻잎..😍


그리고 세인트 조지 베이에 갔다. 처음 가보았는데, 물놀이 보다는
모래 위에서 누우며 태닝하고 이야기 꽃도 피우며 독서도 하는 그런 곳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는 물만난 고기 처럼 두 시간 가까이 물속에서 나오지를 않고 수영하고 놀았다.
두둑히 먹은 밥은 내 뱃속에서 꺼지지를 않았고 에너지도 차고 넘쳤다.
새벽 운동도 2시간을 했는데 왜 지치지를 않는거지. 스스로가 신기했다.


아 그러고 보니, 커피를 물놀이 직전 사마셨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ㅎㅎ

처음 보는 지인의 친구가 촬영한 영상 캡쳐사진 ㅎㅎ
한 명은 태국, 다른 한 명은 일본 친구였는데 유쾌한 사람들이다. 앞으로도 자주 같이 놀 것 같은 느낌이다. 😄

저녁으로 태국음식점인 정글조이에서 태국친구가 추천해서 처음 도전한 이름 기억 안나는 메뉴도 맛나게 먹고, 재밌게 떠들고… 그리고도 힘이 남아 슬리에마에서 임시다 집까지 30분 걸어서 돌아갔다.

뿌듯하고 빡시고 기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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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만난 야니스와 셀피타임 😆

몰타에 산지 어언 8개월이 지났다. 세상에, 시간 정말 빨리 가네 허허허;;
어제는 친구랑 일몰시간에 맞춰 수영을 하기로 했는데, 파토가 나부렸다...
이미 도착한 슬리에마라 간단하게 운동하려고 했던 헬스장에서 열심을 내며 시간을 보냈다.

헬스장 도착

스트레칭으로 마무으리~ 운동이 습관이 되기를 바라며..

일몰시간에 맞춰 나와 슬리에마에서 발레타를 향해 걸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발레타를 향해
일몰이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서 좀 아쉬었지만 가로등에 걸쳐진 조명들이 분위기를
한껏 내어 설레는 마음으로 발레타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스인 친구 야니스가 친구들과 몰타로 놀러왔는데, 발레타에서 보기로 했다. 

 

일몰 시간대의 슬리에마. 7월이고 휴가시즌임에도 생각보다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아서 여유롭게 길을 거닐 수있어 좋다.

 

 

 

발레타 도착.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있는 야니스를 보자마자, "야니스!" 하고 반가움의 포옹을 했다.
와, 생각해보니 5년 만이다. 당시 같은 학교 친구 집에 놀러가려고 여행갔던 그리스에서 알게된 소중한 인연이다.
정말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어색함 전혀 없이 서로 너무나 반가워했다. 

 

야니스의 두 친구도 알게 되었는데, 야니스 만큼 재밌는 사람들이다.
대화도 흥미로워 서로 오랜시간 100프로 집중하며 소통했다.
아, 재밌어. 너무 재밌어 얘네들...
😆

 

 

야니스랑 셀피 ;)

야니스랑 그의 친구들이랑!

 

발레타의 시크한 고양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불과 지난밤 야니스를 5년 만에 만났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야경을 보며 발레타 거리를 걸었다. 장정 세 명과 함께 걸으니 얼마나 든든한지.
보통 이런 경우 자주 겪는 캣콜링이 조용하다. 정말 다음 생이 있다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_-...;;; 

 

 

참으로 행복한 발레타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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