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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다니고 있는
슬리에마의 헬스장.

축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슬리에마 헬스장 Reflex


아무리 아파도
'스트레칭이라도 하고 오자'
마음으로 다녀온다.

집에서는 스트레칭 조차도 하려는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기에
죽이되든 밥이되든 가려고 한다.

지중해에 위치한 몰타라
햇빛이 강렬하고,
나는 태양을 싫어하기에
이른새벽 어두컴컴할 때 헬스장으로 향한다.
(고로, 흐릿한 영국을 사랑한다..)

올해 배워보고 싶은 기구.. 아직 쓸 줄 모른다



헬스장에 이렇게 일찍가면 좋은것은
오후시간 보다 한가해서
내가 원하는 기구들을 쓸 수 있고
시선들이 별로 없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매번 그 시간에 가서
항상 열심히 운동하는 분들을
보고있기만해도
좋은기운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칭 🙆‍♀️


처음에는 빡빡 민 머리와
커다란 근육에 화려한 문신이 있는 분들 사이에서
눈치가 보여 운동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그 분들은 단지
헬스 열심히 하시는 착한분들이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은 안비밀..)

최근에는 새해를 맞이하며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몰려서
내 쉬는 날 루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벽 : 새로온 분이 무게치다 던져버린 것일까


쓰고 싶은 기구를 제 때 쓸 수 없는 것은
둘째치고, 샤워실을 두 명 이상이 쓰니
따뜻한 물이 잘 안나온다.

근육통 때문에 뜨거운물로
한참 샤워하는 요즘인데
그래서 그 낙으로 헬스장에 가는데
그것을 못하니 괴롭다.
새해다짐이라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오래가는 것이 아니기에
조금만 더 버텨보면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을까?

흠... 다음부터는 오픈시간 새벽 6시에 정확하게
맞춰서 평소보다 더 일찍 가보도록 할까?
이래저래 고민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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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간 슬리에마에서 자주가는 정육점


임시다에서 슬리에마로 이사올 때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정육점이었다.

팔체질 중 목양체질인 나는
건강을 챙기려면 주기적으로
소고기를 챙겨먹어야하는데
한국에서 처럼 얇게 고기를 잘 썰어서
주는 임시다의 단골 정육점을 떠나야만 했다.

그래도 정말 운 좋게
슬리에마에 있는 Welbee’s 마트에
정육점이 다양한 고기들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얇은고기를
친절하고 섬세하게 잘 썰어주어 만족하고 있다.

최근 내가 이 정육점의 단골이 되었다는 것을
여기 직원분께 인정받았다고 확신하게된 에피소드 하나.


정육점이 손님 응대로 바빠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멍때리고
잠시 한눈 팔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누가 나를 응시하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정육점 직원이
내가 항상 주문하는 소고기를 들어올리며
씨익 미소짓고있다.

그 모습에 빵터져서 큰 소리로 하하하 웃었다.

“어메이징!!!”이라고 외치며
(원래 500그람만 사려고 했는데)
1키로치 달라고 했다.


더 이상의 상세한 설명없이
이 센스넘치는 직원은 내가 원하는대로
아주 얇게 고기를 썰어준다.

내가 항상 주문하는대로
국에 넣으면 정말 딱 좋을크기로
잘라서 나에게 건네준다.

그렇다.


나는 이제 이 정육점의 단골인 것이다.
음하하하!!


나는 이 직원이 너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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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시간 3시간에
혼나기도 한
헬스센터 방문


이번에는
처음으로 몰타 의사선생님한테 혼났다.

지난 번에 헬스센터에 갔을 때는 속이 계속 메스꺼워서 진통제로 물에 타서 먹는 약을 처방 받았는데 복용해도 큰 효과는 없어서 이번에는 단단하고 효과는 더 센 것으로 처방받을 참이었다.

역대급으로 대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기하다가 만난 한식쟁이가 찍어준 사진 - 그만 대기하고 싶다 이제..


의사선생님은 따로 먹는 약이 없는지 물어보시며 내 백팩 측면에 보이는 알약들을 가리키셨다.

나 - 이거는 토할 것 같을 때 먹는 약이고요.. 참 한국에서 진통제로 처방받은 약도 가끔 먹어요. 보시겠어요?

그리고는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보여드렸다. 까칠한 몰타 의사선생님은 한 번 먹는데 알약이 세 개인 것을 보시고는 화가 단단히 난 표정이다.

의사선생님 - 아니, 진통제로 다른 타입의 알약을 세 개나 먹는다고요?

비난 가득한 그의 눈빛이 얼마나 강렬한지 눈으로 얻어맞는 것만 같았다. 이미 추운날씨에 대기시간이 3시간이어서 지칠대로 지친 상태인 나였지만 지지않고 얘기했다.

나 - 전문가가 처방해준 거니 해가 되지는 않겠죠.

‘그 한국 의사선생님은 선생님과 달리 참으로 친절 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결국 다른 약과 같이 복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지난 번 처방받은 것 보다 센 약으로 10일치를 받아내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하루종일 침대에서 기절한듯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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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예약이 되는 것인가!


몰타에서 가장 큰 메타데이 병원.
헬스케어에서 더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메타데이의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으라고
서류 한 장을 만들어주었다.

드디어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이 기대하며 서류들고 메타데이병원을 갔더니 “예약날짜는 우편으로 알려줄 것이다.” 해서 충격을 먹었고, 또 다시 내 몸의 사리를 만들며 기다리고 있는데 10일이 지나도 우편함에 편지가 한 통도 오지를 않는다.

결국 병원에 전화를 했다.

Rrrrrrrrr….

목소리와 억양이 중년의 몰타여성이었다.

병원 - 메타데이 병원입니다.

나 - 안녕하세요, 제가 얼마 전에 병원에 가서 어쩌구 저쩌구… 예약날짜를 기다리고 있는데 편지가 안오네요..

병원 - 관련부서 연결해 드릴게요

Rrrrrrrr……

1분을 넘게 기다려도 연결이 안된다.
전화를 끊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같은 분이 전화를 받는다.

병원 - 안녕하세요, 아까 전화했는데.. 예약날짜가

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전화가 끊긴다.

계속 전화를 했고 병원에서는 전화를 받고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끊거나 받으면 관련부서 연결해주겠다고 하고는 연결이 되지않는 불상사가 반복되었다.

오기가 생겨서 계속 전화를 했다.
그러기를 거의 30분이 되었을까.
드디어 관련부서 사람이 전화를 받았고,
확인한 결과 아직 예약날짜가 안잡혔다고 한다.

나 - 벌써 10일이나 지났는데도요?

병원 - 보통은 20일 걸려요. 10일 더 기다리세요.

코로나 상황이라 평소보다 오래걸린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1년 넘게 보낸 몰타에서 생활을 돌아보면 평소에도 그런 것 같다.

아, 정말…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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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배후의 ‘리버 오브 러브’


몰타친구와 종교얘기를 나누다가
최근에 슬리에마 사건 배후에
몰타 이단종교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건장소에 피해자를 안타까워하며 사람들이 남긴 메세지와 꽃, 양초들



미디어 러빙 몰타에 따르면
리버 오브 러브 River of Love’ 라고 불리는
이 단체는 주교 고든 존 Gordon-John Manche
이끄는 곳이라고 한다.

틱톡에 공유된
설교하는 영상을 보는데
몰타어를 몰라도
이상한 곳이라는 낌새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출처 : 러빙 몰타



이름도 그럴싸하고
그냥 보기에는 일반 교회같다.

몰타 타임즈에 따르면 가해자 Aquilina는 살인을 저지르기 전 날 다니고 있는 교회 모임에 참석했고 자정까지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신의 군인이며 악을 제거해야한다.’고 했고, “주기적으로 명령을 받아왔다.”고 했다.

안그래도 정신 온전치 않은 청년에게
몹쓸행동을 하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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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넷플릭스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스틸컷

내가 자주 가는 헬스장에는
조곤조곤한 말투의 친절한 훈남직원이 있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의 아담을 닮았기에
그를 아담이라 칭하겠다.

헬스장 가는 길


나 - “저기 혹시.. 제가 뭘 좀 잃어버렸는데
분실물 박스 한 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아담 - “뭘 잃어버렸어요?”

나 - “ 스포츠…”

잠시 주저했다.
유일하게 있는 여자직원 언니가 있기는 하지만
하필 이 날 근무는 아담이었다.

아담 - “???”

나 - “스포츠… 스포츠 브라요!”

에라 모르겠다.
‘스포츠 브라’ 단어를 냅다 던져버렸다.

헬스장 앞에 있는 축구장


아담 - “아.. 잠시만요, 찾아보고 올게요.”

아담은 생각보다 당황스러워 하지 않고, 분실물을 모아둔 곳으로 갔다. 기다리는 동안 걱정되었다. 아담이 내 물건을 못찾아도 걱정, 찾아서 나에게 건네는 것도 참.. 😂😂😂

아담 - “안보이는데요.. 다른 동료한테 물어볼게요”

나 - “아니요! 괜찮아요!”

결국 내 스포츠브라는 누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요즘 왜이렇게 잘 잃어버리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걸어놓았는데 다음날 오니 사라졌다..


백유로 주고 산 이어팟도
회사에서 잃어버려서 같은 것을
하나 더 샀는데 또 잃어버렸다.

한 번 잃어버려서 같은 것으로 샀는데 또 잃어버렸다.. ㅠㅠ



새해 목표를
“정신 잘 챙기기 + 물건 잃어버리지 않기”
라고 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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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와서 신기한 것은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난독증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종종 있다는 사실이었다.

재발급 된 카드 받으러 가는 길에 만난 양이


영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시험을 보러 강의실로 향하는 길에
같은 수업 듣는 친구는 다른 곳으로 향하길래
이유를 물으니 난독증이 있어서
원래 시험시간은 3시간이지만
자신은 5시간이 주어졌고
시험치는 장소도 다르다고 했다.

영국에서 처음 은행 계좌를 열려고 할 때
학교 입학처에서 일하는 분이
내 주소 중 길 번호를 자꾸 잘못 기입해서
원래 정보와 맞지 않아 은행에서 두 번이나
거절 당한 적도 있다.
아마 서류 만들어 준 그 분도
난독증이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영국친구 그레타한테 영국에는 난독증인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하니 그레타가
‘사실은 나도 난독증이 약간 있어.”라고 했다.
심하지는 않아 따로 안경을 쓰지는 않는다고..

재발급 된 카드 받으러 오라고 보낸 편지


몰타에도 난독증 있는 분이 있는 것일까.
새로 발급받은 아이디카드에 만료날짜가
1년 정도 남아있어야하는데
오히려 발급받은 날짜 전으로 기재되어있다.

다시 발급해달라고 메일을 보냈더니,
2주 뒤에서야 답장을 보내며
재발급 되었으니 찾아가란다.

하아.. 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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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회사랑 연계된
택시회사 이캡스Ecabs의 차가
나를 픽업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미 회사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을 둘러보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 자동차 창밖에 빼꼼 나와있다.

“내 이름이다!!!!


내 이름 박신영 (Park Shinyoung)이
제대로 적혀있다니. 감동적이다!!


택시를 타자마자 흥분한 목소리로 운전기사 언니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몰타에서 그동안 내 이름은 여러차례 개명된 바 있다. 수영레슨 등록할 때는 핑퐁같은 ‘싱퐁’, 얼마전 독립영화관에 멤버십 신청할 때는 샤먼같은 ‘샤명’이 되었다.


영국에 있을 때도 예외는 아니였다.
잉글랜드에서 노던아일랜드로 서너번 다녀 와야할 때가 있었는데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면 프로덕션에서 예약한 택시의 기사분이 내 이름이 적힌 스마트폰 스크린을 들고 기다리고 계셨다. 하지만 단 한번도 내 이름은 온전히 적혀보지를 못했다. Shimyoung 또는 Shane Young 등 다양함이 돋보였다.


몰타에서 아니 유럽에서 최초로 내 이름을 정확하게 적어준 택시기사 언니에게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이탈리아 출신이라고 한다.

옳다커니!
마침 최근 미에르코에게
배운 이태리어가 Buona Notte
(부에나 노떼, 굿나잇이라는 뜻)!
바로 써먹었다!
언니 고마워요 🤩

그리고 바로 다음날 회사에 가려고
같은 택시회사의 차를 탔는데
이번에도 감동을 받았다.
차를 타려고 문을 여는데
기사분이 반대편 문을 열어주시면서
“차가 회사에 도착하면 이쪽에서 내리는 것이
편하다”는 코멘트와 함께 말이다.

이틀연속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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