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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간 파이짜 젤라테리아에는
마리오가 쉬는 날이면 새벽에 가게 오픈하는 몰타직원이 있었다. 이 가게에 얼마나 일했는지 물어보니 6년이라고 했다.
와우..



바로 옆 젤라또 가게는 3년 전에 생겼는데
법적으로는 안된다고..

같은 물건을 파는 가게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장사해야하는데 몰타는 아무리 법이 있더라도 돈을 주면 어길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고 옆 가게가 좋은 예라고 했다.

항상 무뚝뚝 하신 표정으로 있길래 말수가 없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은근 이야기 보따리다.


몰타 사람이 열광하는 세 가지
알려주었다.

1. 폭죽
2. 축구
3. 정치


그녀의 피셜로는 저 셋 중에 가장 덜 열광적인 것은 축구라고 한다. 다니는 헬스장 바로 옆 슬리에마 축구단의 축구장이 있어 몰타부모들이 축구 교육열에 불타있는 모습, 선수가 아닌 사람들도 팀을 꾸려서 열정적으로 경기하는 것을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몰타의 정치사랑은 이미 올해 선거를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으며…


폭죽은 몰타 살게 되면 신나게 터지는 폭죽소리를 만끽할 수 있으니..(특히 주말) 정말 그녀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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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몰타로 돌아와 일상 루틴대로 새벽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중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전시가 있었다.


“아니 여기에 갤러리가 있었나?”

이스터 시즌을 맞이하여 근처 카톨릭 교회에서 전시를 하는 것 같았다.

양쪽 건물 두 곳에서 자그마한 규모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기독교 관련해서 여러 작품들을 봐왔지만 익숙한 포맷의 신기한 작품이 있었다.


최후의 만찬을 표현하는데 예수님과 열두 제자들 모습은 작은 나무 인형으로, 그리고 음식들은 마치 한국의 제사상 처럼 연출되었다.


바닥의 타일들도 아주 오래되어 보였다. 내가 관심있어 하니 몰타 사람인 전시 관계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1900년 이전에 만들어졌어요.”

“1700년대 것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데요?”

“그럴 수도 있고요.”

그레고리안 악보


옛날에 쓰이던 성가곡 악보도 있었다.

“우와, 옛날 악보이네요? 오르간을 위한 악보겠죠? 정말 신기하네요!”

“그레고리안 악보에요. 스페인에서 사온 작품들도 있어요. 한 번 보세요.”

스페인 작
스페인 작


“몰타에서 만든 것도 있을 텐데 굳이 왜 사온 거에요?”

“스페인이 이런 거 만드는 걸로 유명하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스페인 작품과 몰타 것의 차이는 뭐에요?”

“몰타에서 만든 것이 좀 더 표현주의적이에요.”

이제 부터 끝까지 몰타 작품!


자세히 보니 정말 그랬다. 스페인 것은 사람도 왠만하면 한 명이고 단순하게 만들어졌고, 반면 몰타 것은 사람의 얼굴표정이 좀 더 감칠맛 나게 드러나있다. 어떤 상황인지 소품도 있고, 등장인물이 더 있다. 그런 차이를 느끼며 감상하니 재밌었다.

하얀 천사만 보다 컬러풀한 모습을 보니 신선하다

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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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몰타를 떠나며 남기고간 목욕용품이 있다.
한 번 써보려고 하니 이탈리아로 되어있다.

이탈리아 친구 미에르코에게 어디다 쓰는 것인지 물어봤다.

“이거는 얼굴에 발라주고 하는 거!”

“얼굴 씻을 때?”

“응!”

그리고 나중에 얼굴을 씻으려고 어푸어푸를 한 뒤 그 페이셜폼 튜브를 짜는데….

거품이 안나온다..ㅡㅡ…


이것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미에르코는 머리감을 때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 샴푸인 거지?”

“응”

그래서 머리를 감을 때 써보는데 아뿔싸!

거품이 안나온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마트에서 같은 제품을 봤는데 샴푸라고 적힌 것 옆에 있는 것을 보아하니 린스인 것 같다. 이탈리아어로 된 제품들이 많은 몰타. 워낙 건드리고 있는 언어들이 많아서 이탈리어는 배우고 싶지 않은데 배워야만 할 것 같은.. ㅠㅠ

‘이런 번역은 무조건 여자인 친구들에게 부탁해야한다.’고 깨달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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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눈이 떠지고, 평소대로 파이짜 젤라테리아로 가니 마리오 사장님께 “본쥬!! 굿모닝!!” 인사한다. 그러면 사장님이 나를 “신신!”이라고 부르고 나도 장난으로 “마리아!!” 라고 마리오 사장님을 부른다ㅋㅋ 평소대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마리오 - “주말에 뭐하니”

나 - “주말.. 아 맞다! 주말에 저 여기 없어요! 왜요?”

마리오 - “이번 주말에 교황님이 몰타에 오신대.”

나 - “와 정말요?? 아니 왜 하필 이번 주말이죠 ㅠㅠ 마지막으로 언제 오셨었는데요?”

마리오 - “엄청 오래되었지..”


검색해보니 교황님의 마지막 몰타 방문은 베네딕트 교황님이 2010년에 오셨을 때이다.

플로리아나 광장에 가면 교황님을 볼 수 있다는데
왜 하필 이번 주말인 거지 ㅠㅠ

나 - “아 그럼 다음 기회는 없겠네요 ㅠㅠ 뭐 괜찮아요 저는 개신교니까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마리오 - “성당 가는 거야?”

나 - “얍”

마리오 사장님 껄껄 웃으신다.

마리오 - “개신교 중 성당 다니는 애는 너 밖에 없을 거야.”

나 - “맨날 그 소리ㅋㅋㅋ 난 상관없다니까요 ㅋㅋ”

성당입구


마리오 - “거기 아는 신부님 있어. 마리오가 안부 전해달라고 해줘. 백발에 아주 나이 많은 분이야.”

나 - “그 성당에 계신 신부님들 다들 그렇게 생기셨던대요? 다 백발에 85세는 넘으신 것 같던데.. 노력은 해볼게요 🤣”

그렇게 새벽 일상을 시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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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하게 아름다운 메이폴 제폴리


올해 성요한축일을 맞이해
제폴리를 시즌한정으로 판매하는
메이폴 덕분에 몰타음식을 새로 알게되었다.

신기하게도 주변에 물어보니
몰타에 1년 이상 산 친구들 중
제폴리를 모르는 친구가 많았다.

겉은 슈크림빵 식감에 그 안은
리코타치즈에 꿀과 으깬 아몬드가 있다.

메이폴 제폴리는 말린과일, 피스타치오,
초코칩도 들어있는데, 다른 곳에 파는 것을
먹어보니 리코타치즈 필링안에 최소한으로
꿀과 으깬 아몬드가 소심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맛이 덜하다.

사는 동네에는 메이폴 제폴리 보다
더 맛난 곳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워하는 중에
비르키르카라에 사는 친구를 잠시 만나러 갔다.


둘 다 끼니를 하루종일 제대로
못 떼운 상태라 근처 식당으로 갔다.

햄토핑에 피스타치오 소스가 뿌려진
피자와, 연어 샐러드를 시켜 나눠 먹고 있는데
가게에 디스플레이한 제폴리가 보였다.

별미다!


내가 보통 사먹는 것 보다 두 배로 큰 사이즈에
리코타치즈 말고도 피스타치오 필링이 들어간 것도 있다.


잠시 고민하다 피스타치오맛으로 골라
친구와 나누어 먹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렇게 맛난 제폴리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배가 나온다. 꾸준히 매일 먹으면 배나오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심지어 크루아상 하루에 두 개씩 먹을 때 보다 빠르다.

거울 앞에서 옷갈아 입을 때 마다 깜짝놀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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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축일이 끝나고 메이폴에서 더 이상 제폴리를 판매하지 않자 새로 뚫은 카페에 가서 크루아상을 주문하고 있는데 몰타타임즈 신문을 한가득 들고 있는 분이 있다.

신문 메인에는 이번 선거의 승자 로베르트 아벨라 총리가 가족과 당선을 기뻐하는 사진이 큼지막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 사진에 내가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 신문을 갖고 있던 분이 나에게 묻는다.


“몰타의 퍼스트레이디예요. 참 아름다우시죠?”

“네, 정치하시는 분들은 다들 미인 분들과 결혼하시는 것 같아요.”

그랬더니 질문한 분과 옆에 계시던 가게 보는 분 둘 다 동의한다면서 하하하 웃는다.

“몰타 타임즈에서 일하시는 거예요?”

“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외국인이라 아무 생각 없어요, 몰타는 한 정당만 꾸준히 지지한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 봐요. 아벨라 후보한테 투표하셨죠?”

“저는 다른 후보 지지자예요.. 이미 선거가 시작하기 전부터 아벨라가 승리할 걸 알았어요.”

안타까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그는 말했다.

“이 나라에 부패가 참 많아요..”

그 순간 아벨라 총리의 부패에 대해 알리는 웹사이트를 유튜브 광고를 통해 가서 봤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이 참 슬퍼 보여 마음이 짠했다. 결과가 눈에 보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끝까지 응원한 그가 대단해 보였다.

나는 외노자로서 몰타 정치에 바라는 것은 단지 세금을 보다 더 적게 내는 것과 아플 때 치료 바로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손등, 등, 손가락 등등 상체 곳곳에 나를 괴롭히는 근육통이 생긴지 반 년이 되었고 아직도 큰병원 예약대기 중이다.. 만성통증이 되어부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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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외출하기 보다는 집에 있기를 선호하는 집순이인 나.
봄을 맞이해서 평소 사고 싶은 아이템들을 사러 JB STORE로 향했다.

JB STORE : 주로 리빙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
침대 베개 커버, 수저 등 다양하게 판매한다.
새로 이사하게 되면 꼭 가게 된다.
몰타 곳곳에 지점이 있다.
(부엌용품은 퀄리티가 좀 떨어진다.)

집안의 물건들이 오렌지 색이 많아 통일감을 주기 위해
콘셉트를 오렌지로 잡고, 수건, 작은 대야, 쿠션 등을 오렌지 또는 붉은 계열로 샀다.

계산을 하려고 하니 가게 점원이 “멜라”하고 운을 떼고는
내가 고른 물건을 보며 흥미롭다는 듯 한 마디 했다.

“전부 오렌지네요.”

(멜라를 자꾸 언급해서 몰타 사람이냐고 했더니
이탈리아 사람이고, 남자 친구가 몰타 사람이라
멜라가 입에 자연스럽게 붙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
그 계산하는 잠깐 동안 이 이태리 직원에게 멜라라는 단어를
5번은 족히 들었다ㅋㅋㅋ 심지어 쓰는 영어도 몰타 억양이다!)


지난 여성의 날에 받은 꽃이 시들어버려
분홍색 가짜 꽃 5송이도 구매해
꽃병에 꽂았더니 집안 분위기가 산다.

키햐, 봄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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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에마에 이사온 주요이유는 가까운 위치에 바다가 있고 
장볼 수 있는 마트들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반 년 가까이 살며 새로 정착한 이곳에서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

 

헬스장에서 뜨거운 샤워를 했고 
머리를 제대로 못말린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어떤 사람이 카메라를 몸 바로 앞에 둔채로
길거리를 촬영하며,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카메라를 보자마자 내린 마스크를 다시 올리고
촬영하는 사람에게 눈빛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심지어 눈도 마주쳤다.

그럼에도 작은체구의 그녀는 카메라를 계속 들고 있었다.
한국인 같기도 해서 그 짧은 찰나에 
“카메라 좀 내려주세요.”라고 말할까
아님 영어로 부탁을 해야하나 했다.

그렇게 째려봤는데도
끝까지 카메라를 안내린 걸로 봐서 
그냥 말을 할 걸 그랬다.

아침부터 기분이 깨끗하지 못해
참으로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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